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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진당 간판이었던 김재연 전 의원, 민중당 대변인 되자마자 이석기 석방 논평

“이석기와 한상균은 정권으로부터 탄압받고 희생된 양심수”

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사진=민중당 홈페이지 캡처
2017년 10월 15일 새민중정당과 민중연합당을 합친 ‘민중당’이 공식 출범했다. 민중당의 출범을 두고 정치권 일각에선 ‘제2의 통합진보당(통진당)’이 아니겠냐는 우려가 나온다. 통진당 해체 뒤 탄생한 진보정당인 새민중정당과 민중연합당이 합친 데다, 주요 인사들이 통진당 출신이라는 점 때문이다.
 
기본정책(강령)도 통진당과 유사하다. 민중당 강령엔 ‘일제침략과 식민지배의 잔재, 불평등한 한미관계를 청산해 민족의 자주권을 확립한다’고 나와 있다. 또 ‘6·15 공동선언과 10·4선언을 계승하여 전쟁과 분단 체제를 해체하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며’라는 문구도 있다. 통진당 강령에는 ‘주한미군 철수와 종속적인 한미동맹 해체’ ‘친일·친독재 행위에 대한 역사적 심판’ 같은 내용이 담겨 있었다. 기본 입장과 방침을 담은 강령(綱領)은 정당의 정체성을 보여준다.
 
다만 민중당 강령엔 헌재가 2014년 통진당 해산 심판 당시 문제 삼은 ‘진보적 민주주의’란 표현이 없다. 헌재는 “통진당이 폭력에 의해 우리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전복하고, 진보적 민주주의를 실현해 최종적으로 사회주의를 실현하려는 강령상의 목표를 지녔다”고 판시했었다. 대신 ‘촛불혁명을 계승한다’는 내용이 있다. 또 ‘단결의 정치를 실현하여 진보 집권을 위해 나아간다’는 문구도 담고 있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민중당 강령은 사실상 통진당 강령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 표면적으로 위헌정당인 통진당과 차별화하기 위해 표현 등을 완화한 것”이라고 했다.
 
이런 민중당은 김재연 전 통진당 의원을 대변인으로 내세웠다. 김 전 의원은 통진당 간판으로 ‘제2의 이정희’로 불린 인물이다.
 
대구 출생인 김재연 전 의원은 대일외고를 졸업, 1999년 한국외국어대학교 러시아어학과에 입학했다. 2001년 매향리사격장 폐쇄운동에 참가하면서 본격적으로 학생운동에 뛰어들었다. 이듬해 한국외대 총학생회장에 당선됐다. 이후 한총련 대의원으로 활동하던 중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배 생활을 하다가, 2004년 11월 국가보안법 폐지를 요구하는 국회 기습 시위를 주도해 기소됐다. 이 과정에서 주사파(主思派)가 주축이 된 통진당 구(舊)당권파 인사들과 교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부터는 통진당의 전신인 민노당의 부대변인, 학생위원회 조직국장 등을 맡았다. 18대 총선에서 “최대한 많은 곳에 지역구 의원 후보를 내자”는 당의 방침에 따라 서울 강남을에 출마, 낙선했다. 김 전 의원은 2012년 총선에서 통진당 청년비례대표로 당선됐다. 통진당은 자체 모집한 10만 명의 20·30세대 선거인단이 온라인 투표를 통해 청년비례대표 후보 1명을 선출하도록 했는데, 당시 거의 무명(無名)이었던 김재연은 제주해군기지 반대로 얼굴이 알려진 ‘고대녀’ 김지윤씨를 가볍게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며칠 뒤 그와 경쟁했던 청년비례대표 후보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대리 투표 의혹이 있다” “경선 투표 첫날 김재연 후보를 찍으라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왔다”고 주장했다. 이후 통진당 비례대표 경선에 대한 중복 투표와 대리 투표 의혹 등 부정 경선에 대한 내부 증언이 계속 터져 나오자 통진당 지도부는 그와 이석기 전 의원에 대해 수차례 비례대표 사퇴를 요구했다.
 
그때마다 김재연·이석기 전 의원은 “소명 기회가 충분치 않다” “우리가 물러나도 또 다른 희생자가 나올 것”이라며 사퇴를 거부했다. 이 과정에서 경기동부연합 등이 주축이 된 구당권파와 진보신당·국민참여당 출신 등으로 구성된 신당권파의 갈등이 격화됐고, 분당(分黨) 사태로 이어졌다.
 
김 전 의원은 국회의원 당선 직후인 2012년 6월 한 방송 인터뷰에서 “북한 체제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 달라”를 질문에 “평화통일을 위해 북한 체제를 인정하는 것은 (당의) 정체성”이라며 “북한을 인정하지 말자는 것은 전쟁하자는 것밖에 안 된다”고 했다. 그는 또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의 연평해전 도발들이 있었는데, 평화를 위해 북한이 공격을 해오더라도 참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맞불을 놓으면서 전쟁을 일으키면 안 된다”고 했다. “친북인사냐”란 질문에는 “평화통일을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헌법 재판소의 통진당 해산 결정으로 국회의원직을 상실한 후 인터넷 방송 진행, 북카페 운영 등을 해오던 김 전 의원은 11월 30일부터 민중당 대변인으로서 논평을 내고 있다. 이날 처음 낸 논평의 제목은 '간판만 바꿔달겠다는 국정원의 꼼수'였다.
국정원 해체가 골자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국정원의 국내 정보수집 업무와 수사 기능을 폐지해 ‘한국형 CIA’로 개혁하겠다고 밝혔고, 국정원을 ‘해외정보원’으로 개편하는 방향이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되었다. 촛불의 힘으로 시작된 적폐 청산의 과업을 완성하려면 시대착오적인 적폐 기관 국가정보원의 해체는 필수다. 그러나 오늘 국정원의 발표는 국민의 기대와 시대적 요구를 거스르고 적당히 분칠만 하겠다는 생각으로 읽힐 뿐이다. 만일이대로 추진된다면, 간첩을 잡는다는 명분으로 국민을 사찰하고 종북몰이 공작 사건으로 국내 정치에 개입해 왔던 국정원 어둠의 역사는 근절되기 어렵다.>
 
12월 1일에는 두 개의 논평을 연달아 냈다.
 
김 대변인은 '성탄 특별사면은 의지의 문제다'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내란선동혐의로 복역 중인 이석기 전 통진당 의원의 사면을 요구했다.
 
<이번 정부는 박근혜 국정농단으로 촉발된 범국민적 촛불 항쟁으로 탄생해 적폐청산과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할 역사적 과업을 부여받았다. 지난 정권으로부터 탄압받고 희생된 양심수들을 사면·복권하는 것은 그 출발이다. 청와대가 세월호·사드·밀양송전탑 등 시위 관련자들에 대한 사면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도 그러한 맥락일 것이다. 당연한 조치이고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아직도 민중 총궐기를 주도했던 민주노총의 한상균 위원장과 박근혜 정권 정치공작의 희생자인 이석기 전 의원은 수년째 옥살이를 하고 있다. 성탄절을 맞은 특별사면은 촉박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나치게 늦은 조처이다. 촛불의 힘으로 밀어낸 지난 어둠의 역사와 단호히 결별하기 위해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할 때이다. 하루빨리 차별과 배제 없이 양심수 전원 석방의 소식이 들려오길 기대한다. >
 
‘과감한 증세로 민생 복지예산 확보해야’라는 제목의 논평에서는 이렇게 주장했다.
 
<주요 쟁점이 되고 있는 공무원 증원 예산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은 반드시 새해 예산에 반영돼야 하는 민생·복지예산이다. 재원 마련이 문제라면 과감한 초고소득자 증세와 예산 개혁 방안 마련을 단행하는 것이 답이다. 곳곳에서 복지 예산이 필요하다 아우성이고, 비정규직 노동자와 영세사업자들의 한숨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대승적 합의를 내놓아야 하는 것이 오늘 국회의 임무다.>
 
실제 서방국가들은 재정(財政)을 통한 분배를 추진했다. 정부 지출을 늘려 일자리를 확충하고 사회 안전망을 구축했다. 1930년대 대공황 시대에 착안해 오랫동안 잘 유지했다. 그런데 정치가 포퓰리즘에 빠지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재원 문제로 제동이 걸렸다. 초기에는 세금으로 충당했지만 갈수록 커지는 복지 비용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대표적인 나라가 스웨덴이다. 1970년대까지 최고의 복지국가를 만들었지만, 재원 마련을 위해 법인세율은 58%, 소득세율은 최고 85%까지 올렸다. 이렇게 높은 세금을 버틸 수 있는 경제는 없다. 결국 조선·철강 등 주력 산업부터 무너지면서 큰 위기를 겪었다. 이후 세율 인하, 부유세와 상속세 폐지, 기초연금 폐지 등 과감한 재정 개혁을 통해 다시 살아날 수 있었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17.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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