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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치

박정희, 박근혜, 고건, 이회창, 정치인들 그리고 시인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기약하는 정치인이 이 시대에 과연 얼마나 될까

백승구  월간조선 기자

 
전직 대통령 '박근혜(朴槿惠)'를 욕하지 않으면 안 되는 세상이 됐다. 덩달아 선대(先代) 박정희(朴正熙) 대통령도 폄하되고 있다. 동상 하나 제대로 세울 수 없다. 박정희·근혜 부녀(父女)를 옹호했다가는 적폐 세력으로 찍히기 십상이다. 이른바 ‘박통(朴統)’ 흔적 지우기에 동참해야 살아남을 것 같다.
      
전직 국무총리를 지낸 고건(高建)씨가 1일 회고록을 공개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적폐 청산’에 대해 "특정 세력에 대한 조사와 처벌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시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수·진보 모두가 참여하는 '여야정(與野政) 협의체'를 조속히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근혜에 대해서는 “답답하다”며 비화(祕話) 하나를 들려줬고 이어 자신의 견해도 피력했다. 그는 “2016년 10월 30일 당시 박근혜 대통령 초청으로 청와대에서 사회원로 몇 명과 함께 차를 마시며 ‘국민의 의혹과 분노는 한계점을 넘어서고 있다. 성역 없는 수사를 표명하고, 국정시스템을 혁신해서 새로운 국정의 모습을 보여달라’고 진언했다”면서 “그러나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결국 촛불집회가 일어나고 탄핵안이 발의되고 마침내 가결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근혜에 대해 "(대통령을) 하시지 말았어야 했다. 아버지 기념사업이나 하셨어야 했다”면서 “당사자가 제일 큰 책임이 있겠지만 그 사람을 뽑고 추동하면서 진영 대결에 앞장선 사람들에게도 큰 책임이 있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전신(前身)인 한나라당의 총재를 지낸 이회창(李會昌)씨도 지난 8월 회고록을 내면서 박근혜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탄핵 사태의 주된 책임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다. 자유한국당 지도부는 박 전 대통령의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체제에 직언하지 못하면서 최순실 일당이 국정농단하는 기막힌 일을 가능케 했다”고 했다. 그런 그도 과거 총재 시절 ‘제왕적 총재’ ‘야당 대통령’이라는 비판을 많이 받았다.
     
박근혜의 반대쪽 인사들의 비판은 언급할 필요도 없다.
       
벌써 12월이다. 올해도 이제 한 달이 채 안 남았다. ‘2017년’은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주년 해였다. 1917년 11월 박정희가 태어나고 한 달 후 시인(詩人) 윤동주(尹東柱)가 북간도 명동촌(明東村)에서 났다. 올 들어 출판계에서는 ‘윤동주 탄생 100주년 기념 시집’을 적잖게 냈다.
     
얼마 전 시내 서점에 들러 윤동주 전(全) 작품이 수록된 1948년 초판(최종증보판) 복간본 하나를 구입했다.
      
익숙한 작품 서시(序詩)가 눈에 들어왔다. 시대는 달라졌고 序詩가 주는 메시지 또한 새롭게 다가왔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그의 시구(詩句)처럼 ‘죽는 날까지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기약하는 정치인이 이 시대에 과연 얼마나 될까. 내친김에 동주의 ‘자화상(自畵像)’도 다시 들어보자.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追憶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백승구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17.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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