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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겸 MBC 사장 해임안 가결..."현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 집요하고 악착스럽다"

해임안 가결 소식에 즉시 입장문 낸 김 사장 측 "언론 탄압과 방송 장악, 권력의 뻔뻔한 민낯 떠오른다"

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2017년 11월 8일 오전 김장겸 MBC 사장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율촌빌딩 방송문화진흥회 회의실에서 열린 이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조선DB
 
13일 김장겸 MBC 사장 해임안이 가결됐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제8차 임시이사회를 개최, 참석한 이사 6명 중 찬성 5명, 기권 1명으로 김 사장의 해임안을 통과시켰다.
 
이달 1일 방문진 이사들 중 여권 추천 인사인 김경환, 유기철, 이완기(이사장), 이진순, 최강욱 등 5명은 방송의 공정성·공익성 훼손, 부당전보·징계 등 부당노동행위 실행, 파업 장기화 과정에서 조직 관리 능력 상실 등을 이유로 김 사장 해임안을 제출했다. 2일 불신임안이 가결된 고영주 전 방문진 이사장과 이인철, 권혁철 이사는 이번 제8차 임시이사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김장겸 사장 해임안은 이날 늦게 개최되는 MBC 주주총회에서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앞서 방문진 측은 김장겸 사장에게 소명을 듣고자 이사회 출석을 요구했으나 김 사장 쪽에서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소식을 보도한 뉴스1에 따르면, 야권 추천 이사 중 유일하게 참석한 김광동 이사는 "사장 해임과 관련한 직접적 소명이 필요한데 충분한 소명이 이뤄지지 못한 데 대해 유감스럽고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향후 공영방송 역사에 매우 잘못된 선례를 남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이사는 이날 표결에 들어가자마자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고 한다.
 
해임안 가결에 따라 김장겸 사장은 1988년 방문진이 설립된 이후 김재철 전 사장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해임이 결정된 사장이 됐다. 물론 이날 해임안 가결이 김 사장의 즉시 해임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MBC가 직접 주주총회를 열고 김장겸 사장을 해임해야 마무리된다. 

하지만 MBC 대표이사이자 이사회 의장인 김 사장이 방문진 결정에 반발하면서 주주총회 소집을 거부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이사회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할 수도 있다. 물론 MBC 이사회가 주주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주총 소집을 미룰 경우, 상법 제366조에 의거 방문진이 법원의 허가를 받아 주총을 소집하는 방법도 있다.
 
한편 경영진 퇴진 촉구를 내걸며 9월 4일부터 현재까지 71일째 파업 중인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이하 MBC 노조)는 이날 김 사장의 해임안 가결을 환영했다. 해임안이 가결되자 MBC 노조는 즉시 ‘김장겸 해임은 MBC 정상화의 신호탄’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냈다.
 
해당 성명서에서 MBC 노조는 “오늘 김장겸의 해임은 지난 9년 MBC를 장악한 김재철-안광한-김장겸 체제의 종식을 의미한다. 그러나 아직 MBC에는 적폐의 잔재가 곳곳에 쌓여 있다”며 “우리는 김장겸 체제의 잔재를 몰아내고, 이들의 사법적 단죄를 위한 진상 규명 작업에 본격 착수할 것”이라고 입장과 계획을 피력했다.
 
해임안이 가결되자 김장겸 사장 측은 즉시 입장문을 내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해당 입장문에서 김 사장은 "제가 마지막 희생자가 되기를 바란다"며 "권력으로부터 MBC 독립을 끝까지 지켜내지 못해 송구하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 사장의 입장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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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으로부터 MBC의 독립을 끝까지 지켜내지 못해 송구합니다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 거수기로 전락한 방송문화진흥회는 취임 8개월 된 MBC 사장의 해임안을 의결했습니다.

소명서에서 밝혔듯이 급조하다시피 작성된 해임 사유들은 정권 입장에서의 평가, 그리고 사장의 직무 수행과 관련 없는 억지 내용과 주장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정권이 방송 장악을 위해 취임한지 몇 개월 되지도 않은 공영방송 사장을 끌어내려고 온갖 권력기관과 수단을 동원하는 게 정말 나라다운 나라입니까?

언론노조의 협박으로 가족이 생명의 위협을 느낀다며 공영방송의 이사가 퇴진하는 게 진정 민주주의 국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이 정말 집요하고 악착스럽다는 점을 뼈저리게 실감합니다.

정권의 정치 철학과 다르다는 이유로 자행한 언론 탄압과 방송 장악에 대해 ‘공영방송 정상화’라는 미사여구를 갖다 붙이는 권력의 뻔뻔한 민낯을 떠올리게 됩니다.

정권은 출범 직후부터 국정자문기획위원회와 민주당 지도부를 동원해 공영방송 이사진과 공영방송 경영진을 끌어내리기 위해 갖은 압박을 가했습니다. 언론노조에 공영방송 사장 퇴진에 나서라고 부추겼습니다. 전국을 돌며 진보 시민단체들도 가세했습니다.

정부 권력기관도 방송장악 하수인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습니다.

고용노동부는 기존 입장을 손바닥 뒤집듯 바꿔 특별근로감독으로 압박했고, 방송통신위원회는 이효성 위원장이 임명되자마자 방문진 이사장과 MBC 사장을 교체할 수 있다고 공공연히 말했고, 법적 독립기구인 방문진에 검사 감독권까지 발동했습니다.

모두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 추진 방향과 과정을 충실히 적시한 ‘민주당 방송 장악 문건’ 그대로입니다.

결국 방문진 이사 2명은 정권을 등에 업고 ‘홍위병’으로 나선 언론노조의 무법천지 협박과 인격 모독, 그리고 권력의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고 사퇴했습니다. 직장과 교회는 물론 집까지 몰려가 집단 겁박을 하고 사방에 비방 벽보를 붙이면서 당사자는 물론 가족에게까지 위법적인 고통을 가하는데 그 누가 견딜 수 있었겠습니까?

방통위는 사퇴서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기다렸다는 듯이 진보 진영에서 활동한 인사 2명을 방문진 보궐이사로 선임했습니다. 보궐이사 2명은 임명된 당일 방문진 이사장의 이사 해임 건의안 제출에 서명했습니다. 다음날에는 김장겸 MBC 사장 해임안 제출에 서명했습니다.

MBC 사안을 파악하기도 전에 보궐이사에 임명되자마자 공영방송 이사장과 공영방송 사장 끌어내리기에 서명한 것입니다. 처음 한 일이 정권의 ‘거수기’ 역할입니다. 정권의 특명을 받은 하수인이 아니라면 상식적으로 가능한 일이겠습니까?

언론노조는 해임안의 부당성을 최소한이나마 소명하기 위해 방문진에 출석하던 MBC 사장을 가로막고 욕설과 폭력적 행위로 겁박하기도 했습니다. 그들이 언론인인지 상상이 가지 않을 정도입니다.

헌법에 보장된 언론의 자유와 방송법에 명시된 방송의 독립과 중립은 정권과 궤를 같이 하는 세력들의 전유물일 뿐이었습니다.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는 홍위병을 자처한 무소불위의 언론노조에는 통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권력의 공영방송 장악과 언론 탄압은 더욱 심해질 것입니다. 하지만 더 이상 악순환을 반복하기보다는 제가 마지막 희생자가 되기를 바랍니다.

권력은 유한하고 진실은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민주당 방송 장악 문건’에 따라 자행된 공영방송 장악에 여러 기관과 여러 인사가 연루됐을 텐데 훗날 그분들에게도 뒤탈이 없기를 바랍니다.

이제 노영방송으로 되돌아갈 MBC가 국민의 공영방송이 아닌 현 정권의 부역자 방송이 되지 않을까 걱정스럽습니다. 과거의 방송에서 보듯이 ‘김대업 병풍 보도’, ‘BBK 융단 폭격 보도’, ‘광우병 보도’를 서슴지 않는 MBC 역사의 퇴행을 우려하게 됩니다.

끝으로 주주총회라는 요식행위가 남아있지만 공영방송 MBC의 사장으로서 언론의 자유 수호, 방송의 독립과 중립의 소임을 다하지 못하고 강제로 물러날 수밖에 없는 것에 대해 사죄의 말씀을 올립니다.

2017. 11. 13

㈜문화방송 대표이사 사장 김 장 겸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17.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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