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Room Exclusive
  1. 사회

[단독] 여중생 살인 혐의 30대 용의자의 두 얼굴…눈물로 딸 병원비 호소하던 '딸바보' 이모씨, 알고 보니 온몸에 문신하고 외제차 끌며 생활

개인 SNS에 자신을 “숙성된 진정한 36년산 양아오빠”로 소개해 눈길

김정현  월간조선 기자

김동연  월간조선 기자

이모씨가 자신의 SNS에 올린 사진.
'거대 백악종'이라는 희귀 난치성 질환을 앓아 온 이모씨 부녀(父女). 자신의 수술비는 물론 딸의 수술비를 감당할 수 없어 아빠는 아픈 몸을 이끌고 세상을 향해 도움을 요청했다. 특히 딸을 위해 국내외 가리지 않고 '어금니 아빠'라는 이름으로 모금활동을 벌였던 '딸바보' 이씨. 그러나 여중생인 딸의 친구를 집으로 유인해 살해·유기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로 전락했다.
   
놀랍게도 이씨는 그동안 자신이 밝혀온 경제적 어려운 상황과 달리 여러 대의 수입차를 끌며 생활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중랑경찰서 관계자에 따르면 이씨는 외제차 2대와 국산 고급차 1대를 타고 다녔다. 
        
이씨가 자신의 개인 SNS계정에 올려놓은 외제차는 총 2대, 국산차는 1대다. 외제차는 아우디 시리즈 A7 검은색 차량과 고급 외제차처럼 둔갑시킨 포드 토러스다. 모두 튜닝이 돼 있다. 국산차는 에쿠스 구형이다. 그의 계정에는 야쿠자처럼 온몸에 문신을 한 '셀카' 사진도 올라와 있다. 사진 속에는 ‘숙성된 진정한 36년산 양아오빠’로 자신을 소개한 글귀도 있고, 문신(文身)한 자신의 몸을 염두에 둔 듯 '눈깔아주삼~'이라는 표현도 들어있다.
 
본문이미지

 
본문이미지
이씨가 자신의 SNS계정에 올린 포드 토러스와 아우디 A7

 
이 중 이씨 소유의 차량은 포드 토러스다. 2013년 무렵 양도받아 최근까지 탔던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차량은 압류 건수가 7회, 저당권 등록 건수가 1회로 기록돼 있다. 보통 차량의 압류는 자동차세를 내지 않았거나, 주정차 위반 과태료를 미납했을 때 설정된다. 
            
중랑경찰서에 따르면 이씨가 타고 다녔던 나머지 두 대의 외제차와 국산차는 본인 소유가 아닌 누나와 형의 지인 것으로 확인됐다. 범행에 사용된 BMW차량도 이씨 것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씨는 지인들의 고급 차량을 자신의 승용차처럼 타고 타녔다고 경찰은 전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자신 소유의 집도 없어 월셋집을 전전했다"고 말했다.
   
8일 법원은 이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씨는 여러 언론에 딸과 함께 희귀병을 앓고 있는 ‘어금니 아빠’로 소개됐다. 이씨는 입속에 자라는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여러 차례 받는 과정에서 어금니 하나만 남겨두고 치아를 모두 제거해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딸의 수술비를 모금하기 위해 전국을 일주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어금니 아빠'로 세상에 알려진 것. 이씨는 아홉 살 때 희귀병 진단을 받고 초등학교 졸업 후 줄곧 아르바이트 등으로 생계를 꾸렸다고 한다.  일식집에서 일하던 2002년 최모(당시18세)씨를 처음 만나 부부의 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혼한 지 일년이 안 돼 얻은 딸은 생후 6개월 됐을 무렵 아빠와 같은 병을 앓기 시작했다. 이씨는 딸이 자신과 같은 병세를 보일 무렵부터 딸의 치료비 모금을 위한 활동을 했다. 이씨는 자신이 눈물을 흘리며 호소하는 영상을 유투브에 올리거나 각종 커뮤니티에 사연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치료비를 모았다. 
    
이씨는 국내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 자신과 부인 최씨의 계정으로 “70만명이 1000원씩만 기부하면 딸의 병을 치료할 수 있다”며 후원을 부탁하는 글을 남겼다. 2008년부터 유투브에 영어로 된 모금 영상을 올리며 자신의 사연을 해외에 알리기 시작하다 2009년에는 미국을 직접 방문했다.  
    
한편 경찰은 이씨가 부인 최모씨의 사망 이후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살인을 저지른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최씨는 지난달 초 서울 중랑구 5층 자택에서 투신해 목숨을 끊었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수 년에 걸쳐 시어머니의 지인에게 지속적인 성폭행을 당했다고 자살하기 전 남편 이씨에게 털어놨다. 이후 최씨는 영월경찰서에 가해자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씨는 최씨에게 “증거를 확보해야 하니 성폭행을 한 사람과 성관계를 가져라”고 종용했다고 한다. 경찰은 최씨가 투신하기 전 이씨에게 폭행까지 당한 걸로 볼 때 이씨가 최씨의 자살을 방조했을 가능성을 두고 내사를 벌였다. 최씨가 남긴 A4용지 4장 분량의 유서에는 최씨가 어린 시절부터 가족 등 여러 사람에게 성적 학대를 당했다고 고백한 내용이 담겨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지난 10일 "이씨가 딸 친구 A(14)양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사실을 시인했다"며 "범행 동기와 살해 방법에 대해서는 진술을 회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전까지 이씨는 A양 시신을 유기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A양을 살해하지는 않았다고 부인해왔다.l
    
 
*이씨 부녀(父女)가 앓고 있는 ‘거대 백악종’은?
 
치아와 뼈를 연결하는 부위에 종양이 지속적으로 자라는 희귀 난치성 질환이다. 의학계에 보고된 환자 수는 전 세계에서 10여명에 불과하다. 국내에서는 이씨 부녀와 또 다른 한 명을 포함해 3명. 현재 특별한 치료법은 없고 수술을 통해 입속 종양을 주기적으로 제거해야 최악 상황을 막을 수 있다.
    
글=김동연 월간조선 기자
     김정현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17.10.08

조회 : 263196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월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김정현 ‘정조준’

kaj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