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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문화

편당 3만원에서 15만원까지…시작품 원고료만으론 생계 어려워

“시인 뿐 아니라, 소설가들도 (작품 집필 외) 다른 일을 한다”

9월 11일 《조선일보》는 지난 10일 최영미 시인이 서울 마포구의 한 고급 호텔을 홍보해주는 대가로 1년간 객실 제공을 요청했다는 사실을 페이스북에 스스로 밝혀 논란이 일었다고 보도했다. 이에 최씨는 “거래를 제안한 것이지 압력을 행사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이 같은 호텔 측에 대한 최영미 시인의 제안 사실을 두고 네티즌들이 찬반양론으로 갑론을박하는 가운데, 해당 사건으로 다시금 작가들의 어려운 생계 현실에 대한 대중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최씨는 50만부의 판매량을 기록한 〈서른, 잔치는 끝났다〉라는 시집으로 이름이 알려졌다. 최근 출판된 〈시를 읽는 오후〉 역시 20일 만에 1쇄 3000부가 판매돼 2쇄를 찍었다고 한다. 하지만 최씨는 지난해 5월 연간 소득 1300만원 미만의 무주택자로 생활보호대상자라는 사실을 밝힌 바 있기도 하다.
 
이에 관해 11일 《중앙일보》는 강원석 시인이 최씨의 사연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강 시인은 “시인이 시집을 한 권 내기도 어렵지만 그 시집으로 밥을 먹고 산다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한 현실일 것”이라며 “어렵게 책을 내서 1만원 가격으로 한 권을 팔면 약 1000원 정도가 인세로 나온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 모 시인은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시인들이 받은 시 게재 원고료의 현실을 진단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청한 그는 “원고료가 (잡지사마다) 다 다르다. 중급 문예지의 경우 3만원에서 5만원선이고 좋은 곳은 10만원을 주기도 하는데, 10만원을 주는 곳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에는 (그마저도) 안 주고 정기구독을 권하는 곳도 있다. 그렇게 유도하는 곳뿐만 아니라 처음부터 그렇게 하는(정기구독으로 대체하겠다는) 잡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해당 시인은 “시인 뿐 아니라, 소설가들도 다른 일(생업)을 한다”며 “시인들도 시간강사하면서 시를 쓰는 경우도 있다. 시만을 써서는 (생계를 꾸려가지는) 못한다”고 밝혔다.
 
물론 〈창작과비평〉, 〈문학동네〉 등 대형문예지의 경우는 시 한 편당 15만원 정도로 원고료가 책정돼 비교적 높은 편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마저도 대부분 사계절마다 발간하는 계간지고, 시인 한 명당 1~2편 정도를 게재하기 때문에 실제로 시 원고료만으로 생계를 꾸려나가긴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 같은 작가 원고료 현실에 대해 과거 황원갑 역사소설가 역시 기고를 통해 지적한 바 있다. 지난 2016년 3월 17일자 《조선일보》 ‘발언대’ 코너에 글을 기고한 황원갑 소설가는 다음과 같이 논했다.
“우리나라 문인은 거의가 가난하다. 원고료 수입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한국문인협회에 등록된 문인은 1만 5000명으로 시인이 6000명, 수필가 3000명, 아동문학가와 소설가 각 1000명 등이다. 이 가운데 원고료와 인지세 수입만으로 사는 사람은 1%도 되지 않는다. 물려받은 재산이 있는 사람, 돈 버는 부모나 남편·아내를 둔 사람 등을 제외한 상당수가 다른 일로 생계를 꾸린다. 공무원·교사·교수·언론인·회사원도 있고, 사업가나 농부도 있다. 그러나 다른 직업 없는 문인도 수두룩하다. 나이 먹고 병든 딱한 형편의 문인도 많다. 반면 정부 지원은 형편없다. 시민단체나 운동선수가 받는 금전적·제도적 혜택에 비하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문예진흥기금이란 것이 있지만 대다수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이것이 우리 문인들의 암울한 현실이다. 문화계 전체가 처한 참상이라고 할 수 있다. 굶어 죽는 문인이 나오는 나라에서 '문화 강국'이란 말을 입에 담을 수 있겠는가.“
 
한편 11일 《세계일보》 보도에 따르면, 최영미 시인의 제안에 대해 고려대 불문과 명예교수인 황현산 문학평론가는 “갑질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빈민에 속하는 최영미 씨가 호텔에 언제 갑인 적이 있었던가”라고 전했다. 이어 “최영미 시인의 호텔 홍보대사 제안, 호텔이 받아들이면 좋고 안 받아들이면 그만인 사안 아닌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글=월간조선 뉴스룸

입력 : 2017.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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