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러시아 동맹조약은 '방어용'이라는 푸틴의 주장, 믿을 수 있나?

소련은 자기들이 포격받았다고 자작극 벌인 후 핀란드 침공, 북한도 한국군이 북침했다며 6.25 일으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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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9일 북한 김정은과 러시아의 푸틴은 ‘포괄적인 전략적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 을 체결했다. 사진=로이터/뉴스1

6월 20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그 전날 북한과 체결한 '동맹조약'과 관련해서 “군사적 원조는 오직 침공, 군사적 공격이 있을 때만 적용된다”면서 “내가 알기론 한국은 북한을 침공할 계획이 없기 때문에 (러시아와 북한의 협력을)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했다.

6월 19일 북한 김정은과 푸틴이 체결한 ‘포괄적인 전략적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 제4조는 “쌍방 중 어느 일방이 개별적인 국가 또는 여러 국가들로부터 무력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 타방은 유엔헌장 제51조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과 러시아연방의 법에 준하여 지체 없이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김정은은 “동맹관계”라고 선언했지만, 푸틴은 ‘동맹’이라는 표현은 하지 않고 “침략당할 시 상호지원”한다고 밝혔다.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해당 조항에 관해 “방어적인 입장일 뿐”이라며 “두 국가(러시아와 북한) 중 하나를 침공하려는 사람들만 이 조항에 반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과연 북한과의 조약이 ‘방어용’이라는 푸틴이나 라브로프의 주장을 신뢰할 수 있을까? 역사를 보면 러시아(옛 소련)나 북한이 침략전쟁을 일으키면서 자기들이 침략을 당했다고 거짓말을 한 경우들이 있기 때문이다.

1939년 11월 26일, 소련은 핀란드군이 자국 마이닐라의 소련군 초소를 포격했다면서 이에 대한 반격을 구실로 핀란드를 침공했다. 핀란드 같은 작은 나라가 강대국 소련을 상대로 그런 도발을 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당시 핀란드군에게는 마이닐라를 포격할 수 있는 야포 자체가 없었다. 훗날 흐루쇼프 소련공산당 제1서기는 이 사건이 침략의 구실을 마련하기 위해 소련군이 벌인 자작극이라는 것을 인정했다. 소련 붕괴 후 옐친 러시아 대통령도 이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했다.

소련은 핀란드 침공에 앞서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안보’를 명목으로 소련과 인접한 지역의 핀란드 영토를 할양하라고 요구했었다. 당연히 핀란드를 이를 거부했다. 소련은 침략의 명분을 마련한답시고 핀란드군이 먼저 자국 국경초소를 포격했다는 자작극을 벌인 것이다. 핀란드는 3개월여 동안 영웅적으로 항전했지만, 결국 압도적인 군사력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패배했다.

소련의 핀란드 침공에 앞서 히틀러의 나치 독일도 비슷한 짓을 했다. 나치 친위대(SS)는 폴란드군이 자국의 국경마을의 방송국을 공격했다는 자작극을 벌인 후 그곳에 폴란드군 군복을 입힌 죄수들의 시신을 유기(遺棄)했고, 히틀러는 이를 빌미로 같은 해 9월 1일 폴란드를 침공했다.

소련은 자신들의 수법을 북한에게도 전수했다. 북한은 1950년 6월 25일 남침을 감행하면서 한국군이 먼저 38선을 넘어 공격해 왔고, 자신들은 그에 대한 반격을 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과 종북세력, 중공은 지금도 그런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지만, 그게 사실이 아니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런 전통을 오늘날에도 이어지고 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22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이를 ‘특별군사작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서 ‘네오 나치’ 세력이 권력을 잡고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인들을 탄압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러시아의 침략은 우크라이나를 비군사화·비나치화하기 위한 ‘특별군사작전’이라고 우겼다.


전쟁 발발시 러시아의 자동개입을 명기하고 있는 북한과의 조약이 ‘방어용’이라는 푸틴의 주장에 믿음이 가지 않는 것도 그 때문이다. 지금 휴전선 일대에서 크고 작은 도발을 저지르고 있는 북한이 어느 순간 자신들이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전쟁을 일으킨다면? 푸틴이 그런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여 “북한이 침공을 당했다”면서 북한과의 조약에 따라 북한을 지원하고 나서면 그만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누가 침략자냐 하는 실체적 진실이 아니라 미국-서방을 견제하려는 러시아의 전략적 이해관계이다. 그리고 러시아나 북한은 그런 진실을 왜곡하고 조작하는 데 있어서는 이골이 난 나라들이다.
그런데도 '전략적동반자조약'은 '방어적'인 것이니 안심하라고? 그 또한 푸틴이 '전략적 동반자'인 김정은의 이익을 위해 거짓말을 늘어놓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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