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레전드 이승엽의 두산 감독행(行)이 확정되자 삼성 팬 카페와 야구 커뮤니티는 발칵 뒤집혔다.

두산 행을 축하하는 목소리가 다수지만 이승엽에게 기회를 주지 않은 삼성 프런트를 비난하고 성토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게다가 이승엽이 감독 취임 인터뷰에서 한 말이 논란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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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 두산 감독직을 수락하기까지 가장 고민했던 부분이 무엇이었나.

(이승엽) "삼성이었다. 삼성 선수로 사랑받고 레전드에 오른 내가 두산으로 가는 걸 팬들이 이해해주실까 싶었다. 꼭 이 말씀을 드리고 싶었다. 은퇴한 지 5년이 지났고, 난 야구가 하고 싶었다고. 그래서 두산에서 감독을 시작하게 된 거라고.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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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의 이 말은 ‘5년 동안 기다렸지만 더는 삼성이 불러주기만을 기다릴 수 없었다. 난 야구가 하고 싶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은퇴한 후 무척 기다렸지만 끝끝내 삼성 측에서 묵묵부답했다는 것이다. 이승엽은 그간 삼성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고 싶다고 밝혔었다.

다음은 삼성 팬 카페와 야구 커뮤니티 등에 올라온 반응들이다. 독자의 이해를 위해 일부 문장을 수정했다.

☞ “팬들의 바람과 니즈를 무시하는 구단은 삼성이 유일무이하다. 하기야 금수저 구단주가 우리 같은 쌍것들의 마음을 어찌 알기나 하겠나? 말로만 백날 "푸른피" "헐크" "양신" "라이온킹" 떠들어봐야 도로 아미타불이었다. 나이 60이 되도록 심지어 헤어 드라이어까지 삼성제품만 죽어라 사용했었다. 왜? 타사제품을 사용하면 왠지 삼성을 배신하는 것 같아서…, 그렇다고 열녀비 만들어줄 삼성이 아니지만 그 정도로 야구로 맺어진 끈끈한 관계는 우리네 삶속에 아주 깊숙이 자리를 잡았다. 1년에 200억 가까이 구단 운영자금을 사용한다고 구단이 팬심을 무시한다? 제발 아니길 바란다. 이 참에 우리도 노조가 없기로 유명한 대 삼성그룹에 ‘팬 노조’를 만들어 철저히 팬심을 무시하는 저들의 오만방자함을 전 국민과 세계에 알리자.”

한 유튜브 방송이 허탈과 분노, 충격을 받은 삼성 팬들의 상황을 전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캡처.

☞ “이승엽을 욕할 필요 없습니다. 말이 쉬워 5년이지 버리다시피 안 부르는 것은 삼성 프런트입니다. 양신(양준혁)도 마찬가지입니다. 양신 2010년 은퇴하고 무려 12년이 지나도 안 부른 게 삼성 프런트입니다.”

☞ “삼성 와서 감독한다고 백년 만년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언젠가는 어떤 식으로든 떠나보내야 할 레전드였음을 생각하면 차라리 이번 일은 잘된 일일 수도 있음.

감독으로 성공했을 때 얘기기는 하지만 경력 쌓고 능력치 좀 쌓아서 돌아올 수도 있는 거고.

하지만 이 모든 걸 다 이해하고 감안한다 쳐도 친정팀에서의 현장 복귀를 원한다는 레전드에게 제의조차 해 보지 않은 프런트는 진심으로 괘씸하다 못해 그냥 황당함….”

☞ “이력서에 코치경력 하나 없는데 두산이 아무리 맛이 갔다고 해도 감독이라니. 레전드 이종범도 LG에서 1,2군을 넘나들며 코치하고 있는데 기존의 썩디썩은 감독 인재풀에 신선한 바람은 불어줄 수 있겠지만 이건 아니다 싶음. 도를 넘었음. 물론 이름값 잔뜩 넣어 구단을 매각할거라면 인정. 모기업은 거의 망하다시피 했고 알짜선수들 다 빠져나간 현재의 두산에 이승엽이 감독으로 오는 이유가 뭔데? B, C급 선수들이 이승엽이 감독되면 S, A급 팀이 됨?

그냥 두산은 야구단을 팔길 바란다.”

☞ “감독 이승엽에 수석코치는 삼성의 암흑시대 감독 김한수네요. 감독 승률 0.433이었던 수석코치와 코치 무경험 감독이네요. 두산은 감독과 코치진도 팀출신이 많은데 내년이 걱정 되네요. 하긴 올해 9위라 뭐 더 떨어질 곳도 없지만요.”

☞ “그냥 이(삼성) 프런트 하는 짓거리 보면 차라리 타(他)팀 잘 갔어요.”

☞ “찐팬이라면 서운함 있겠지만 더 큰 이해를 해야지요. 이승엽 감독도 마음 편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다시 꼭 삼성으로 돌아올 겁니다.”

☞ “애초에 타팀 코치로 시작해서 경험 쌓았으면 삼성이 어련히 감독으로 불러줬을 텐데 대스타라는 이유로 처음부터 높게 시작하려니까 이 지경까지 와버렸네요.

이왕 본인이 원하는 감독 됐으니까 그 능력 맘껏 펼쳐보시길.”

☞ “야구 판에 20년 넘게 코치만 하는 사람들도 부지기수예요. 이 사람들이 1군 감독 거절해서 코치하는 게 아녜요. ㅋㅋ 즉, 지금 감독 제안 오면 당연히 받아야 하는 거지, 몇 년 후에 다시 제안이 온다는 보장이 1도 없죠. 코치를 오래하든 말든 감독 자리는 제안 오면 받아야 하는 겁니다.

이래서, 1군 감독 자리는 하늘이 점지한다는 농담이 있는 거죠.”

☞ “두산에서 감독 실패해도 삼성으로 갈 수 있어요. 삼성에서 실패하면 어디도 못갑니다. 지금 두산이면 실패해도 감독 탓보다는 선수 탓입니다. 두산이 fa영입도 없을 거고 딱히 상승할 여력이 없죠. 이승엽은 마지막엔 삼성에서 감독이겠죠. 선동렬이 그랬던 것처럼…”

☞ “두산은 팀 시스템이 좋아서... 성적 압박도 자유로운 편이고 내가 이승엽이라면 곧 나이도 50인데 삼성만 마냥 불러줄 때까지 기다릴 수도 없고 오퍼가 오면 수락할 만하다고 봅니다.”

☞ “제일 말도 안 되는 이야기가 <이승엽이 감독되면 프런트의 허수아비 바지사장 된다>는 말이죠. 구단에서 스타플레이어 출신 감독 꺼리는 가장 큰 이유가 프런트에서 좌지우지하기 힘들어서인데 이승엽은 KBO 역대 최고 스타플레이어 출신에 감독 짤려도 할 게 많고 재산이 천억에 달합니다. 프런트 눈치 보며 고분고분 할 이유가 가장 없는 감독입니다.”

한편 온라인 매체 《마이데일리》는 14일 <이승엽이 처음 아니다…삼성, 영구결번 대스타와 감독 인연은 없나> 기사에서 ‘삼성 레전드’ 이만수 전 감독 이야기를 꺼냈다.

<…이만수는 지금도 대구 올드 팬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이름이다. 그가 메이저리그 코치 생활을 마치고 2007년 SK 와이번스의 수석코치를 맡아 고향인 대구를 찾자 대구 팬들은 그에게 장미꽃 100송이를 던지며 레전드를 '예우'하기도 했다.

결국 2012~2014년 SK 감독직을 역임했지만 고향팀 삼성에서는 지도자로서 인연을 맺지 못했다. 정녕 삼성은 영구결번 대스타와 지도자로서는 인연이 없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