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밀 수출을 금지했다. 중국에 이어 세계 밀 생산량 2위인 인도는 연간 9350만톤을 생산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캐나다 등 세계 주요 밀 생산·수출국의 상황이 악화하는 가운데 인도의 밀 금수 조치는 밀가루를 포함한 식량 가격 급등을 부추길 수 있다. 

지난해 기준 세계 밀 생산량 3위인 러시아의 생산량이 전년도의 7329만톤보다 줄 것으로 예상하며,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세계 6위 밀 생산국인 우크라이나의 경우에는 전쟁으로 전국 경작지 자체가 초토화돼 생산량이 급감할 수밖에 없다. 세계 5위 밀 생산국인 캐나다의 경우에는 이상 기온으로 인해 경작 상황이 좋지 않다.   

인도 역시 마찬가지다. 주요 밀 생산 지역에 불볕더위가 지속돼 밀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인도가 밀 수출을 제한할 수도 있다는 전망은 이미 지난 3~4월에 제기됐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인도 당국은 13일, 즉각적으로 밀 수출을 금지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인도 대외무역총국은 “밀의 국제 가격 상승을 통해 인도와 이웃국가, 기타 취약국의 식량안보가 위기에 처했다”고 밝히면서 “식량안보를 확보하기 위해 밀 수출 정책을 ‘자유’에서 ‘금지’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단, 해당 발표 이전에 취소할 수 없는 신용장 발행, 타국 정부 요청을 인도 정부가 특별 허가한 경우에는 수출할 수 있다고 조건을 내걸었다.   

이 같은 세계 주요 밀 생산국의 생산 부진, 수출 금지는 각국의 식량 가격을 급등하는 압력으로 작용한다. 또한, 세계 정치 지형의 격변을 가져올 수 있다. 2011년 당시 중동 국가 정권들이 무너진 계기가 됐던, 소위 ‘아랍의 봄’의 원인을 가뭄과 산불에 의한 러시아의 밀 수확량 급감에 따른 국제 밀 가격 급등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현재는 당시보다 식량 사정이 더 안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