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콘서트홀에 비수도권 최초로 파이프오르간 설치
글 : 설도권 부산드림씨어터 대표
부산이 하이엔드 문화의 중심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전시 공간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수준의 공연 시설을 갖춰야 한다. 부산오페라하우스(2025년 개관 예정), 부산콘서트홀(2024년 개관 예정)는 부산의 공연예술 생태계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부산에는 부산시립미술관과 을숙도에 자리 잡은 부산현대미술관 두 곳이 공공시설로 운영 중이다. 부산현대미술관은 주변 시설들과 결합한 다양한 전시를 통해 서부산권 주민들과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1982년 청년비엔날레로부터 출발한 부산비엔날레는 한국을 대표하는 미술품 전시 행사로 현대미술의 흐름과 새로운 변화, 시대정신을 선도하는 세계적인 미술 전시 행사로 자리 잡고 있다. 부산비엔날레는 지역 미술인뿐 아니라 세계적인 미술인의 실험적인 작품을 통해 부산 미술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행사로 인정받고 있다. 2022년 ‘물결 위 우리(WE, ON THE RISING WAVE)’를 주제로 열렸던 부산비엔날레는 국내 비엔날레 최초로 1등급을 받았다. 2022 부산비엔날레는 이주, 여성(노동자), 도시 생태계, 기술변화와 로컬리티라는 4개 주제로 25개국 80명의 작가 작품 239점을 선보였고, 65일 동안 총 13만8562명이 관람했다.
1800석 규모의 오페라하우스
부산이 하이엔드 문화의 중심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전시 공간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수준의 공연 시설 또한 갖춰야 한다. 부산오페라하우스(2025년 개관 예정), 부산콘서트홀(2024년 개관 예정)는 부산의 공연예술 생태계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북항 재개발 지역의 해양문화지구에 건립되는 부산오페라하우스는 1800석의 대극장을 갖춘다. 오페라 전문 공연장의 정체성에 맞게 소규모 오페라, 무용, 연극, 실감형 콘텐츠 제작이 가능한 가변형 블랙박스를 조성해 세계적인 공연 시설로 운영할 계획이다. 부산오페라하우스는 지역 오페라 저변 확대를 위해 부산 오페라 시즌 개최, 오페라 작품 제작을 위한 시즌 단원제 등을 추진 중이다.
드림씨어터, 연간 유치 관람객 수 20만 명
부산 시민공원 안에 건립 중인 부산콘서트홀는 비수도권 최초로 파이프오르간을 설치해 지역문화 격차 해소와 전문 공연장으로서의 상징성을 확보할 것이다.
부산의 하이엔드 문화를 선도하는 공간에는 뮤지컬 전용 극장 ‘드림씨어터(Dream Theatre)’도 있다. 드림씨어터는 2019년 4월 부산 남구 문현혁신도시 국제금융센터에 3층, 1727석 규모로 개관했다. 개관 첫해 〈라이온 킹〉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 공연 전 회차, 전석 매진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부산과 인근 도시가 가진 시장 규모에 비해 대규모 뮤지컬 전용극장이 없었다는 점은 드림씨어터가 부산을 입지로 선정한 가장 큰 배경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성공이 있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제 1금융기관은 공연장을 담보로 대출을 해준 경험이 없다 보니 모두 대출을 거절했다. 개관 이듬해부터는 코로나19가 터져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좋은 콘텐츠 선정과 마케팅 및 홍보에 열을 올리는 방법밖에 없었다. 드림씨어터는 공연장 대관 여건상 공연 기간이 10주를 넘기기가 어려운 서울과 달리, 장기 공연 시즌을 제시해 블록버스터 뮤지컬 유치에 공을 들였다. 그 결과 드림씨어터는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 최고의 제작사들에 매력적인 선택지가 됐다. 드림씨어터는 개관 첫해 27만 명을 시작으로, 연간 유치 관람객 수 20만 명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자연스럽게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했다. 아울러 드림씨어터가 부산의 랜드마크 중 하나로 자리매김해 도시 브랜드 가치 상승에도 한몫을 담당했다. 향후 부산에 오페라하우스와 부산콘서트홀이 개관하면 기존의 관광 자원과 더불어 커다란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낼 것이다. 물론 대규모 문화예술 시설 구축과 양질의 콘텐츠 제작을 위해선 막대한 자본이 지속적으로 투입돼야 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간 부족했던 문화예술 환경이 부산에 조성된다면 부산시는 보다 풍부한 집객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정리= 김세윤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