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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세계박람회로 부산은 어떻게 바뀔까

"부산은 창업금융도시로 거듭난다"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hych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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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조원 이상의 부산형 모태펀드 만든다


글 : 유승엽  부산테크노파크 디지털혁신창업단 단장


부산에는 총 88개소의 창업 인프라 시설이 있다. 이 중 스타트업에 대한 입주 지원은 대학 시설을 포함한 11개 기관의 69개소, 시제품 제작 지원 시설 16개소 등이다. 시설들은 주로 5인 이하의 예비, 초기 창업 단계의 스타트업 사무실 공간에 집중해 활용되고 있다.


부산시 산하의 경제 분야 기관들은 예비 창업자와 스타트업을 위한 다양한 창업 인프라를 갖추고, 많은 지원 프로그램을 연간 운영하고 있다. 부산에는 총 88개소의 창업 인프라 시설이 있다. 이 중 스타트업의 입주 지원은 대학의 시설을 포함한 11개 기관의 69개소, 시제품 제작 지원 시설 16개소 등이다. 다수의 인프라는 수년간 국비 유치를 통해 개별적으로 조성했다. 시설들은 주로 5인 이하의 예비, 초기 창업 단계의 스타트업 사무실 공간에 집중해 활용하고 있다.

 

부산은 2022년 11월에 ICT 육성을 위한 부산청년창업허브 ‘ICT 뉴워크스페이스’를 개소했다. 부산은 기획재정부 ‘혁신도시별 이전 공공기관 연계 10대 협업 사업’을 유치하며, 총 사업비 42억원(국비)을 투입해 연제구의 옛 동남지방통계청 건물을 개축해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총면적 2050.18㎡)의 인프라로 구축했다. ‘ICT 뉴워크스페이스’는 정보통신기술 산업 육성 전초기지로 교육에서 창업, 스케일업까지 한 건물에서 가능하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4월에 부산을 ‘2023 소상공인 혁신 허브 신규 설치 후보 지역’으로 선정했다. 부산은 중구 자갈치현대화시장 6층 유휴공간(약 1130㎡)을 예비 소상공인들과 청년들이 일하면서 생활할 수 있는 직(職)·주(住)·락(樂)형 창업혁신 공간으로 조성해 2024년에 개소할 예정이다. 부경대는 ‘2023년 캠퍼스혁신파크조성사업’ 대상으로 뽑혔는데, 부산시는 향후 5년간 총 사업비 530여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부산은 이곳을 국내 최대 산학연 협력 클러스터로 조성해 창업 생태계 거점으로 재탄생시킬 예정이다.

 

부산은 국내외 대표 ICT 기업을 유치해 민간 인프라 조성에 힘을 쏟고 있다. 부산은 2022년 센텀시티에 ‘카카오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혁신센터’, 메가존클라우드의 ‘메가존 부산’ 등의 민간 스타트업 지원 시설을 유치했다. 글로벌 ICT 기업 구글의 창업 지원 공간인 ‘스타트업 스쿨 부산’이 지난 4월에 부산에 문을 열었다. 이름은 부산역 유라시아 플랫폼이다.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마이크 김(Mike Kim) 아태지역 총괄의 말이다.

 

“부산은 기반 시설이 잘 조성돼 있고 대학이 많다. 스타트업에 뛰어들려고 하는 좋은 인재가 많다는 뜻이다. 부산을 선택한 이유는 기업가 정신과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크고 작은 기업들이 많기 때문이다.”

  

‘부산창업청’ 만들 것


부산시는 산하 기관을 중심으로 제조·ICT·문화 콘텐츠·관광·서비스·소상공인 등 다양한 분야의 창업 지원을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

 

부산시는 벤처기업들에 초기 창업 시기에만 지원해주는 것에서 벗어나 창업 전(全) 주기(예비-초기-도약-재창업)를 아우르는 통합 창업 정책을 펼치고자 한다. 부산은 단순한 창업 장려가 아니라 도시의 창업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창업의 전체 주기에 지원해서 이들이 유니콘 기업(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으로까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한다.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2018년까지 해외 벤처캐피털에서 3억2000만 달러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40억 달러(약 4조7500억원) 평가를 받는 대표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사내 벤처캐피털팀이 매년 100억여원을 다시 스타트업 발굴에 투자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의 투자 유치와 성장, 스타트업 재투자 사례에서 유니콘 기업 하나가 가지는 직간접적인 경제적 파급력을 가늠할 수 있다.


부산은 수도권을 넘어 아시아 창업 중심 도시로 변모해야 한다. 백화점식 나열 한계를 넘어 창업 문화를 활성화하고, 그중 유니콘 기업까지 키워내기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이 중요하다. 부산은 지역 혁신 기술 창업 기업의 성장과 해외 진출, 아시아 유망 창업 기업의 유치를 위한 다양한 투자 재원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부산이 ‘아시아 창업 중심 도시’로 변모하기 위해서는 기존 창업 지원 기능을 수행하던 공공기관의 한계를 넘어야 한다. 부산은 아시아 혁신 창업 네트워크 구축을 포함한 광범위한 기능과 업무를 수행할 ‘부산창업청(가칭)’이라는 컨트롤타워를 만들 것이다.

 

경제부시장 중심으로 ‘시티테크 도쿄 2023’ 행사 지원

 

매년 두 차례 영국의 지옌이 발표해 도시 금융 지수 평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것으로 알려진 ‘국제금융센터지수(GFCI)’의 2023년 하반기(제34차) 발표에서 부산은 33위를 기록했다.

 

부산은 해외 투자의 거점 구실을 할 ‘글로벌 금융클러스터’를 부산국제금융센터 63층에 개소하고, 2020년 7월에는 한국씨티은행 등 외국계 금융기관 3개사가 입주를 끝냈다. 부산시는 앞으로 홍콩과 싱가포르 금융기관을 추가로 유치할 계획이다.

 

부산시는 ‘부산광역시 해외 마케팅 통합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부산은 경제부시장을 중심으로 방문단을 구성해 2023년 2월에는 ‘시티테크 도쿄 2023’ 행사에서 부산 기업들이 일본 판로를 개척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부산이 국내외 주요 창업도시와 비교해 가장 취약한 부분은 지역 내 투자 환경이다. 부산에 본사를 둔 창업기획자는 24개사(2022년 기준, 전국의 5.7%), 벤처캐피털은 11개사(전국의 4%)에 불과하다. 부산이 당장 수도권 벤처 투자 쏠림 현상을 극복하기는 역부족이지만, 부산만의 자생적인 창업 투자 생태계를 마련해야 한다. 부산은 국내외 민간 투자운용사를 유치하고, 투자 자금의 지속적 유입을 노리는 전략을 펼 것이다.

 

“부산이 아시아 유망 스타트업 키운다”


부산 투자 생태계 조성의 핵심은 공공벤처캐피털 기능 강화와 부산형 모태펀드 구축이다. 부산시는 부산창업청 산하에 공공벤처캐피털 기능을 마련해 안정적인 규모의 투자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는 지역에서 10억원 이하를 투자받은 예비, 초기 단계 스타트업 투자를 이어받아 10억~50억원 규모의 도약 단계 이후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투자를 공공벤처캐피털에서 맡아주는 방식이다. 부산은 이를 통해 조성된 안정적인 초기·중기 창업 투자 환경으로 국내외 벤처캐피털을 유입하고 지역 벤처캐피털의 강화로 이어갈 것이다.

 

부산시의 운용 펀드 규모는 2022년까지 7291억원이다. 부산은 앞으로 지역혁신, 창업 기업의 성장과 해외 진출, 아시아 유망 스타트업 유치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해 총 규모 1조원 이상의 ‘부산형 모태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부산은 2022년 11월 말에 벡스코에서 ‘2022 아시아 창업엑스포(FLY ASIA)’를 성황리에 열었다. 국내 최초 아시아 유일의 투자 중심 글로벌 스타트업 행사다. 행사는 사흘 동안 열렸는데, 국내외 투자자 500여 명, 900여 개의 스타트업이 참가했다. 또 40여 개 국가에서 스타트업 관계자 약 1만 명이 몰려들었다. 이 행사 기간 중에 ‘플라이 아시아 라운드 테이블’에는 아시아 9개 창업 주요 도시 정부 고위급 관계자가 참가했다. 이들은 부산의 주도하에 도시 간 창업 정책을 공유하고, 아시아 창업 생태계 발전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아시아 투자 분야 대표인 50명이 참석한 ‘투자자 리더스 포럼’도 열렸다. 여기에서 참석자들은 아시아 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투자 네트워크 구축의 필요성을 논의하고, 앞으로 협의체 결성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부산은 이 행사에서 스타트업 펀드 조성 활성화를 위한 ‘벤처캐피털 쇼케이스’, 국내외 스타트업과 투자사 간 사업자 연계 프로그램인 ‘일대일 밋업’ ‘스타트업 쇼케이스’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2022 아시아 창업엑스포’의 마지막 행사는 글로벌 혁신 스타트업 경진대회 ‘FLY ASIA 어워즈’였다. 아시아 14개국, 178개팀이 총상금 18만 달러 규모가 걸린 마지막 행사에 참가했다. 대상인 이노베이션상은 베트남 스타트업 ㈜바이메드에 돌아갔다. ㈜바이메드는 메디컬, 바이오, AI 등 신기술을 접목한 아이디어를 내놨다.

 

부산은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중인 10월 5~8일에 ‘2023 아시아 창업엑스포’를 열었다. 부산은 아시아콘텐츠 필름시장(Asian Contents&Film Market)과의 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강점 분야인 영상, 콘텐츠 분야 스타트업 생태계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21개 고등교육 기관 통해 인력 충원

 

부산은 아시아 창업 중심 도시로의 도약을 알리는 신호탄을 쏘았다. 부산은 앞으로 ‘아시아 창업엑스포’를 아시아 대표 창업 플랫폼으로 육성하기 위해 주요 도시들과 지속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할 것이다. 아울러 부산은 스타트업의 발굴, 육성이 함께 이뤄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부산은 인구 대비 이공계 박사 졸업생 비중이 0.064명(전국 평균 0.071명)으로 다소 낮다. 지역 내 유학생 수도 학부생 기준 7261명(전체 재학생 대비 8.1%)에 불과하다. 세계적인 기술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기에는 아직 지역적인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부산은 상대적으로 풍부한 21개의 고등교육 기관과 첨단 IT·영상·콘텐츠·제조 등 산업별 지원이 가능한 산하기관을 갖고 있다. 부산은 여기에 더해서 최근 몇 년 동안 아마존 웹서비스, 구글, 카카오프렌즈 등 국내외 경쟁력 있는 IT 기업의 지원 시설을 운영 중이다.

 

기술 창업 관련 IT 산업 통계만으로 봤을 때, 부산의 사업체 숫자는 수도권을 제외한 16개 시·도 중 전국 2위(4529개)다. 부산은 이런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통합 창업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해나갈 것이다. 부산시는 이를 위해 스타트업 대표와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창업 관련 이론 및 실무교육, 멘토링, 컨설팅, 투자 유치, 해외 진출, 재창업 등 단계별 맞춤 커리큘럼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무엇보다 부산이 ‘창업도시’로 변모하기 위해서는 일반 시민과 대학생, 청소년 등에게 일반 창업 세미나, 기업가 정신 교육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부산은 지역의 창업 분야를 이끌어줄 수 있는 ‘창업 전문가 양성 과정’을 신설해 지역 창업가들의 멘토 역할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것이다.

 

정리=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23.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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