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조선DB.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향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2021년 4월이면 (대장동) 사업도 다 끝난 후인데 그들이 과연 원수 같았을 이재명의 대선자금을 줬겠냐”고 했다.
이 대표는 23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선자금 진실게임 3′이란 글을 올리고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가 이재명을 ‘X 같은 XX, XX놈, 공산당 같은 XX’라고 욕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런데 《월간조선》 취재 결과 대장동 일당은 이 대표가 대장동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모습을 보인 신영수 전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서도 욕설을 했다.
2012년 9월 27일 정영학 녹취록에 따르면 남욱 변호사는 정영학 회계사에게 김만배씨가 신 전 의원을 향해 "그 XXX는 속마음을 모르겠다"고 욕을 했다고 전했다.
신 전 의원이 대장동 사업에 협조적이지 않다고 판단, 김만배씨가 남 변호사 앞에서 신 전 의원의 욕을 했다는 것이다.
실제 녹취록을 보면 대장동의 실제 설계자로 알려진 정영학 회계사는 남 변호사에게 "(신 전 의원 때문에) 공무원들 입장이 바뀌었다"며 "이걸 수습해야 한다"고 했다.
신 전 의원의 비협조적인 태도 때문에 공무원들 입장이 바뀌었으니 수습하라고 남 변호사에게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
정 회계사는 이처럼 자신은 나서지 않고 뒤에서 남 변호사 등에게 지시를 내리는 형식으로 사업을 진두지휘했다고 한다. 이는 정 회계사 외 대장동 관련자들 다수의 주장이다.
종합하면 이 대표는 대장동 일당이 자신에게 욕을 했는데, 그들이 대선자금을 줄 리 있겠느냐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 대표는 김만배씨로부터 "그 XXX는 속마음을 모르겠다"는 욕을 먹은 국민의힘이 뿌리인 신영수 전 의원에 대해서는 사실상 '대장동 일당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식으로 공격한 바 있다.
자신에게 욕을 하던 사람들이 자신에게 돈을 줬을 리 없다는 이재명 대표의 논리가 자신의 '신 전 의원 공격' 때문에 깨질 수도 있는 것이다.
대장동 일당에게 '욕'을 먹은 사람은 그들과 얽힐 수 없다는 이 대표의 논리대로라면 자신이 신 전 의원을 '대장동 비리 연관자'라고 주장한 논리는 성립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한편 신 전 의원은 2021년 10월 13일 이 대표와 전·현직 국회의원 3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신영수 전 한나라당 의원. 사진=조선DB.
신 전 의원 본인은 대장동을 민간이 개발하도록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압력을 가한 적이 없는데, 이재명 대표가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이 같은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2021년 9월 국회 기자회견에서 “신 전 의원이 (2009년) 국정감사에서 LH 사장에게 공영개발 포기를 압박했고, 결국 LH가 공영개발을 포기해 민간개발업자가 수천억 원대의 이권을 차지할 길이 열렸다”고 발언했다.
기자회견 이후에도 이 대표는 기자간담회나 본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신 전 의원이 LH에 대장동 토지의 공공개발 계획을 포기하도록 압력을 넣어 개발이익을 불법 취득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