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바른사회시민회의(이하 시민회의)가 논평을 내고 “제2의 쿠팡 사태를 막으려면 차등 의결권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회의는 “최근 (쿠팡의) 상장신고서의 내용을 보면서 쿠팡이 왜 한국거래소가 아닌 뉴욕거래소에 상장하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추론이 가능하게 됐다”고 했다. 시민회의는 ▲10억 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 ▲쿠팡 이사회 의장의 보수, ▲차등의결권 등을 쿠팡의 미국 뉴욕거래소 상장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단체는 “한국거래소에 상장하는 경우 10억 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이 어렵다는 점, 비상장사 CEO로서 받은 보수를 상장 후에는 유지하기 어려운 점, 차등의결권을 보장하지 않아 경영권 유지가 어렵다는 점 등이 이유”라고 했다. 

시민회의는 언론 보도를 바탕으로 “쿠팡 이사회 김범석 의장은 29배에 해당하는 의결권이 부여되는 클래스B 보통주식을 소유할 것으로 알려졌다”며 “뉴욕에서 상장할 경우 김 의장이 지분의 2.3%만으로도 모든 인수·합병(M&A)을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다. 이사회가 존재하는 만큼 김 의장이 독단적으로 결정하기 쉽지 않지만 최소한 사모펀드 등의 위협으로부터 경영권을 지킬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쿠팡이 한국거래소에 상장한다고 가정하면, 김 의장의 경영권은 보장받기 어려울 것이 분명하다. 쿠팡의 5% 이상의 지분을 소유한 주주 명단에 김 의장이 포함돼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소프트뱅크(37%의 지분 보유) 등 5% 이상 소유 주주들 대부분이 투자전문기관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단체는 “이번 쿠팡의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은 우리나라에서 탄생해 발전한 기업의 성장 이익을 외국인들이 누리도록 방치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며 “그 주범은 대주주의 의결권을 제한만 하고 차등의결권 등과 같은 경영권 보호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상법”이라고 했다.

시민회의는 “문재인 정부는 지금이라도 서둘러서 오는 3월 임시 국회 때 차등의결권 등 경영권 보호 규정을 도입하는 상법 개정을 단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