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운의 정객'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오늘 오전 별세한 가운데, 서울아산병원에 차려진 빈소에 조문객이 줄을 잇고 있다.

이 중 자칭타칭 김 전 총리의 키즈로 일컬어지는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도 다녀가 세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정진석 의원은 김 전 총리가 "산업화와 민주화에 모두 기여한" 한국 현대사 최초의 정치인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의 부친 정석모 전 의원은 김 전 총리와 공주고 동문이다. 정 의원은 2000년 16대 총선에서 자민련 소속으로 당선, 이후 자민련 대변인으로 활동하며 '김 전 총리의 입'으로 통했다. 정 의원이 2014년 충남지사로 출마할 당시, 김 전 총리가 직접 선거 캠프를 찾아와 격려할 정도였다. 정 의원은 이날 김 전 총리 빈소에 가장 먼저 도착, 기자들에게 상황을 브리핑하는 등 유족을 대신해 상주 노릇을 했다.

정우택 한국당 의원도 김 전 총리의 정치적 제자로 꼽힌다. 정 의원은 1996년 15대 총선에 자민련 소속으로 출마, 충북 진천·음성에서 당선돼 정계에 진출했다. 2000년 당시 자민련 명예총재였던 김 전 총리의 특별보좌역도 지냈다. ‘DJP 연합’ 조건에 따라 자민련 몫으로 해양수산부 장관을 맡아 일했다. 15·16대 총선에서도 승리를 거머쥔 정 의원은 2006년 충북지사까지 지냈다.

이완구 전 총리도 김 전 총리와 인연이 깊다. 1997년 당적을 신한국당에서 자민련으로 옮겨 원내총무를 맡았다. 이 전 총리는 2013년 운정회 창립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국회를 찾은 김 전 총리의 휠체어를 직접 밀기도 했다. 김 전 총리는 이 전 총리가 성완종 리스트 의혹에 연루되자 “정직하고 반듯하게 살아나가길 희구한다”고 말했으며, 평소에도 “(이완구는) 번개가 치면 먹구름이 낄지, 천둥이 칠지를 아는 사람”이라고 극찬했다고 한다.

이한동 전 총리는 강창희 전 국회의장과 함께 이번 김 전 총리 장례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2000년 자민련에 입당, 총재를 거친 뒤 김 전 총리의 행보처럼 김대중 정부에서 자민련 몫의 국무총리를 지냈다. DJP 연합이 붕괴되자 자민련에서 당 복귀를 지시했지만 총리로 잔류해 김 전 총리와 잠시 멀어졌다. 2002년 대선에서 낙선, 정계 은퇴 후 2013년 운정회 회장을 맡으며 김 전 총리 곁으로 돌아왔다.

이번 6·13지방선거에서 한국당 충남지사 후보로 출마한 이인제 전 의원 또한 김 전 총리와 인연을 맺은 정치인이다. 이 전 의원은 민주자유당, 신한국당, 새천년민주당을 거쳐 2002년 자민련에 입당한 직후 총재권한대행으로 활동했다.

1995년 자민련 창당 당시 김 전 총리의 특별보좌역을 맡은 심대평 전 충남지사도 후계자 군에 속한다. 재선 의원으로는 한국당 최고위원을 지낸 김태흠 의원이 1987년 대선 때 김 전 총리를 보좌하는 청년조직에서 일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이후 자민련 당직자로 일하다, 1998년 김 전 총리가 취임한 뒤 총리실 공보과장을 맡았다. 초선 중에서는 성일종 한국당 의원이 있다. 그는 형인 고(故) 성완종 전 의원이 ‘JP 사단’에 속한 인연으로 같은 지역구를 물려받았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