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조선》은 2021년 12월 23일 인터넷판(월간조선 뉴스룸)에 실수로 코인 해킹 당해 협력사에 천문학적 손해 입힌 H사에 대해 보도한 바 있다. 

당시는 익명으로 보도했지만, 이번에는 실명을 밝힌다. 최근 H사가 합작법인 형태로 설립한 '카르도'가 특금법상 정의된 금융정보분석원(FIU)의 가상자산 사업자 심사 문턱을 넘지 못한 것이 사실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H사는 헥슬란트다. 블록체인 보안 지갑 서비스 등을 다양한 블록체인 서비스를 하는 국내 유력 업체다. 

'카르도'는 커스터디 기업이다. 커스터디는 보관 관리업을 뜻한다. 카르도의 대표이사는 헥슬란트 대표이사가 겸직하고 있다. 

FIU 자산 사업자 심사를 통과 못 한 커스터디는 '카르도'가 유일하다. 카르도에는 국내 대형 은행도 전략적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업계에서는 '카르도'의 '불똥'이  FIU 심사 과정에서 공식 가상자산 사업가가 된 헥슬란트에 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실제 헥슬란트는 과거 빗썸에 상장된 몇몇 코인의 보안 업무를 맡았는데, 이 코인이 해킹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문제로 경찰은 헥슬란트사 대표를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한 바 있다. 

특히 해킹당한 '코인'을 발행한 재단들에 모두 국내 유력인사들이 관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건은 더욱 커질 조짐이다. 

원래 코인이 상장하면 대부분 상장 가격보다 많이 상승한다. 코인을 발행한 재단에 유력인사들이 관련돼 있으면 더욱 그렇다. 따라서 재단은 코인이 안정적으로 유통할 수 있도록 시간표를 정해 놓는다. 언제부터 언제까지는 몇 개의 코인만 시장에 내놓는다 등의 일정을 미리 정해 놓는다는 이야기다. 그래야 ‘개미’들의 피해가 없다. 값이 많이 올랐다고 재단이 코인을 모두 팔아버리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개미’들만 받게 된다.  

그런데 헥슬란트가 보안 업무를 맡은, 국내 유력인사들이 관련된 재단이 발행한 코인은 이상 물량이 시장에서 거래가 되는가 하면 엄청난 물량이 해킹 유통됐다. 

물량 조절은 ‘마스터키’가 있는 헥슬란트사가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해킹을 당한 업체 관계자들은 헥슬란트사가 시장에서 거래가 안 된 코인을 '해킹'으로 위장해 빼돌려 엄청난 이득을 봤다고 의심하고 있다. 

한 피해 업체는 헥슬란트를 경찰에 고소하기도 했다. 이에 헥슬란트 대표는 참고인이 아닌 피의자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헥슬란트가 보안 업무를 담당했던 몇몇 업체에 이름만 대면 모두 알만한 유력인사들이 관련한 만큼 정치권도 이 사건을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명 인사가 관련한 재단이 발행한 코인의 해킹 사건은 빗썸에 상장하자마자 발생했다. 헥슬란트와 빗썸은 합작회사를 만들기도 했다. 헥슬란트는 빗썸 공식 블로그에 위클리리포트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빗썸 측 관계자는 "헥슬란트사를 알지 못한다"고 했다. 

FIU는 2월부터 실명 계좌를 확보해 원화 거래를 하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4대 거래소를 우선 검사할 계획이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