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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정은, 남한 문화 따라하기 처벌 지시 영상 입수

北 권력기관, 남한 결혼 문화 따라 할 경우 엄벌 하란 영상 교육 받아

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woosu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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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이 북한에서 남편을 ‘오빠’로 부르는 한국식 말투를 쓰다 걸리면 최대 2년의 징역형(노동교화형)에 처한다고 밝혔지만, 실제론 ‘무자비하게 짓뭉개’질 정도의 처벌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월간조선》은 12일 도희윤 피랍탈북인권연대 대표로부터 19분 40초짜리 영상을 입수했다. 영상은 ‘조선중앙통신사 콤퓨터강연선전처’에서 제작했다. 


이 영상 하단 숫자를 보면 최근인 6월 만들어 진 것으로 보인다. 당시는 영국 BBC방송과 미국 뉴욕타임스 등 외신이 한국 대중문화의 유입으로 북한이 흔들리고 있다는 보도를 한 때다. 

 

게다가 이때는 소위 북한의 반 김정은 성향의 혁명조직이 SD카드에 국내 영화와 ‘김정은을 몰아내고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새 사회를 세우자’ 메시지를 담은 영상을 담아 평양, 원산, 청진, 신의주에 뿌린 시기이기도 하다. 


도 대표에 따르면 영상은 국가보위성, 사회안전성, 검찰소 등 권력기관 관계자들을 교육하기 위한 것이다. 도 대표을 비롯한 대북 전문가들은 “혁명조직이 움직이는 조짐이 보이고, 외신들도 한국 문화가 북한에 유입된다고 보도를 하니 깜짝 놀란 김정은이 단속을 위해 영상을 제작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영상은 “우리 인민의 고상한 미풍량속과 사회주의생활양식에 배치되는 이색적인 결혹식록화편집물제작행위들을 철저히 배격하자”는 말로 시작한다.


곧장 김정은의 지시로 넘어간다.  


“제국주의의 사상문화적 침투책동을 짓뿌시고 우리의 사회주의 문화와 생활양식을 철저히 고수하여야 하겠습니다.”


김정은의 말에서 예상할 수 있듯 영상은 최근 북한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하는 우리식 야외 웨딩촬영을 강하게 비판하는 내용으로 이뤄졌다. 


북한은 남한식 야외 웨딩촬영을 ‘얼빠진 괴뢰 말투와 서체를 쓰는 자체가 명백히 썩어 빠진 부르주아 생활양식과 풍습’이라고 규정한 뒤 “사회주의 사상적 기초를 허물어 버리려는 괴뢰들의 책동이다. 적들의 침투 책동을 단호히 짓뭉개 버리겠다”고 비난했다. 


북한 젊은이들이 남한의 결혼 문화가 좋아 따라 하는 것을 우리의 책동으로 덮어씌운 것이다. 


영상은 우리식 영상을 찍었다가 적발된 한 부부를 예로 들며 “이 부부와 같은 영상물을 제작하는 젊은이들은 썩어 빠진 자본주의 사상문화를 끌어들인 혁명의 원수이자, 무자비하게 짓뭉개 버릴 박멸 대상”이라며 “추격전, 수색전, 소탕전을 맹렬히 벌여 밑뿌리째까지 엄하게 다스려야 한다”고 했다. 


또 “우리 사회를 좀먹는 불건전하고 이색적인 행위를 하는 자들은 감히 얼굴을 들고 다닐 수도, 배겨낼 수도 없게 만들어야 한다”며 “이들은 절대 용서받을 수 없는 반당, 반국가적 범죄자”라고 했다. 


영상은 “웨딩 사진을 찍는 사진사, 영상 촬영자, 영상 편집자들은 물론, 이 부부의 가족들도 책임이 있다”며 “우리의 법이 무엇을 위해 존재하고, 무엇을 지키는가를 똑똑히 보여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상 뒷부분에는 남한의 결혼 문화를 따라 할 경우 ‘짓뭉개 버리겠다’는 말이 그냥 ‘경고’가 아니란 것을 보여주기 위해 실제 이 혐의로 재판을 받는 모습을 담았다. 다수의 남녀가 죽을죄를 진 것 마냥 고개를 숙이고 있다. 


영상은 북한의 결혼을 앞둔 남녀가 이런 영상을 찍어 유포할 수 없게 앞으로는 당에서 허락한 곳에서만 촬영하게 하겠다고 했다. 


북한은 결혼 조차 독재체제 유지에 사용하는 모양새다. 영상에서 알 수 있듯 김정은은 웨딩 촬영도 마음대로 하지 못하게 하는 독재자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미국 사시주간지 타임(TIME) 인터뷰에서 김정은을 “매우 솔직하고 열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21.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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