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총선을 통해 18년 만에 3선 고지에 오른 민주당 김민석 의원이 미투 2차 가해자로 볼 수 있는 A씨를 5급 비서관으로 채용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5급 비서관은 연봉이 세전 7천만원 이상이다. 월 급여가 570여만원에 정근수당이 187여만원, 명절휴가비가 562여만원이 포함된다.

만화계성폭력대책위, 한국여성만화가협회, 한국여성단체연합, 전국여성노동조합 디지털콘텐츠창작노동자지회, 한국성폭력상담소는 김 의원이 박재동 화백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피해자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한 A씨를 비서관으로 영입했다.

웹툰 작가 이태경씨는 지난 2018년 2월 26일 SBS 8시 뉴스를 통해, 박재동 화백에 입은 성폭력 피해 사실을 폭로한 바 있다. 당시 박재동 화백은  미투 사흘 만에 사과문을 발표했으나, 논란이 수그러들자 입장을 바꿔 SBS를 상대로 정정보도청구소송(서울중앙지법 2018 가합 533855)을 제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SBS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에 따르면 지법은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현재는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김 의원이 5급 비서관으로 채용한 A씨는 박재동 화백이 거짓 미투를 당한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페이지를 제작해 고발 학생을 색출하기 위해 기자를 고발, 미투를 폭로한 이태경 작가의 가족, 지인 등의 신상을 캐내어 피해자의 지극히 사적인 여행‧이사 일정, 가족 관계 등을 온라인상에 유포, 피해자 가족뿐 아니라 지인에게까지 전화를 걸고, 협박성 메시지를 전송, SBS 정정보도청구소송 중에도 증거를 무단으로 유출하거나 재판부의 의견을 왜곡해 유포, 피해자가 제출한 법정증거를 습득해 ‘미투가 조작된 증거라는 등의 글을 올렸다.

만화계성폭력대책위, 한국여성만화가협회, 한국여성단체연합, 전국여성노동조합 디지털콘텐츠창작노동자지회, 한국성폭력상담소는 A씨의 이러한 행동이 미투 2차 가해란 주장이다.

이들은 "피해자가 극심한 공포를 느끼고 아이와 단둘이 외출을 하지 못할 지경이 되어 수개월의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했다"며 "A씨가 명예훼손으로 약식 기소 처분되어 정치 재판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또 성명에서 "평소 박재동 화백과 김민석 의원, 김 의원의 친형인 김민웅 교수는 각별한 관계"라며 "김민웅 교수가 A씨의 글을 여러 차례 등록한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면서 "국회의원을 보좌할 핵심 인력에 2차 가해 당사자가 배치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이태경 작가는 "A씨가 5급 비서관으로 채용됐다는 사실을 알고 김 의원과 민주당에 직접 전화해 피해 사실을 상세히 알리고 인사 철회를 간곡히 호소했으나 돌아온 것은 ‘재판 중인 사안으로 인사 결정을 재고할 법률적 근거가 없다’라는 원론적 답변뿐"이었다며 "법 처벌이 확정되지 않았다면 무슨 짓을 해도 상관이 없다는 이야기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김 의원은 15대 총선에서 최연소(당시 32세)로 서울 영등포을에서 당선됐고, 16대에서 재선에 성공하면서 차세대 대선 주자로 떠올랐다. 하지만 2002년 의원직을 사퇴하고 출마한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패배했다. 2002년 대선 때는 정몽준 전 의원의 '국민통합21' 캠프로 옮겼다가 복당해 '철새' 정치인이란 오명을 쓰기도 했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