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간 끌어온 '나경원 아들 논문' 논란, 서울대 "문제없다" : 월간조선

서울대가 나경원 전 의원의 아들 김모씨(24)가 서울대 의대 연구발표문에 이름을 올린 2건 중 1건은 문제가 없으며 1건은 '경미한 연구윤리 위반'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지난해 9월 '조국 사태' 당시 의혹이 제기돼 9개월간 끌어온 사건의 결론이 나온 것이다.

이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딸 논문 저자 등재가 논란이 될 때 여권 지지자들과 언론이 '맞불놓기'로 제기한 의혹으로, 조 전 장관 딸과는 달리 문제가 없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13일 서울대에 따르면 이 대학 연구진실성위원회는 나 전 의원의 아들 김모씨가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의대의 ‘광전용적맥파(PPG)와 심탄동도(BCG)를 활용한 심박출량의 타당성에 대한 연구’ 발표문에 대해 1저자로 이름을 올린 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놨다.

위원회는 김씨가 연구를 수행하고 결과를 분석해 직접 작성했으며, 공저자 중 김씨 이상의 기여를 한 사람이 없어 연구진실성 위반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씨는 미국 고교에 재학 중이던 2015년 8월 윤형진 서울대 의대 교수의 지도로 미국 ‘전기·전자기술자협회 의생체공학콘퍼런스’에 게시된 발표문 2건에 각각 제1저자와 4저자로 등재됐다. 김씨는 여름방학에 귀국해 연구실에서 연구활동을 했다.

지난해 9월 윤 교수가 나 전 의원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여권 인사들과 지지자들이 "나경원 아들과 조국 딸과 다를 것이 뭐가 있느냐"며 "아들을 특혜로 키웠다"고 비난하고 논문 부정 등재 의혹을 제기했다. 서울대는 같은해 10월 조사에 착수했다.

당시 나 전 의원이 여권 지지자들의 공격과 관련해 <월간조선> 2019년 10월호 인터뷰에서 한 얘기다.

"제가 자기들을 제일 아프게 해서 아닐까요. 매일 희한한 공격거리가 올라오는데 참… 논문 문제는 비교할 일이 아니에요. 조국 딸은 논문이 취소됐어요. 고등학생이 쓸 수 없는 논문을, 그것도 인용이 가능한 박사급 논문을 썼다고 거짓말을 한 거잖아요. 실험해놓은 데 가서 번역 좀 했다고, 아니 번역을 다 했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번역했다고 제1저자? 그런 식으로 거짓 이력을 쭉 만들어준 거고요. 그럼에도 청문회에 나와서 ‘아이가 공부를 잘했다’고 하니 얼마나 뻔뻔스러운 일입니까. 제 아들은 자기가 연구결과 보고서 직접 쓰고 상 받았어요. 핵심은 속였냐, 안 속였냐 잖아요. 황당한 비교를 하니 대응할 필요를 못 느낍니다.”

이어 지난 1월 MBC 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는 ‘나경원 아들 의문의 황금 스펙 2탄, 미국 현지 추적’이라는 방송을 내보내 나 의원의 아들 스펙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논문 포스터(발표문)에 대해 ‘본인이 작성한 것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한 것이다. 스트레이트 팀은 서울대 윤형진 교수를 찾아간 것은 물론, 김씨 담당이라는 미국 예일대 학장을 찾아가 추궁하면서 예일대측도 '한패거리' 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나 전 의원은 "(MBC가) 찾아간 사람은 다른 사람"이라고 했다. <월간조선> 2020년 2월호 인터뷰 내용이다.

"(아들 논문은) 아무 문제가 없고 학장도 아이를 불러 문제가 없으니 지금처럼 열심히 하라고 했다고 합니다. (MBC가 찾아간 학장이 아닌) 다른 인물입니다. 누구라고 얘기하면 또 쫓아갈테니 얘기할 수가 없지요."

그는 해당 논문 작성 당시의 상황도 이야기했다.

"아이가 여름방학이라 한국에 왔고 실험실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바쁘기도 하고 제가 그 분야를 잘 모르니 아는 교수를 소개해준 게 전부입니다. 그 부분은 더 이상 할 얘기도 없어요. 전엔 고등학교 성적표도 공개했는데, 뭘 더 공개해야 하는거죠. 이제 대학교 성적표도 공개해야 됩니까. 더 이상 대응할 가치를 못 느낍니다."

한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 소식이 알려진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줄창 ‘그럼 나경원은?’이라고 외쳐왔는데, ‘문빠’(문재인 대통령 지지자·팬)들 많이 허망할 듯”이라며 “이제 ‘서울대 개혁’을 해야지”라고 비꼬았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