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 특목고도 없애더니... 국제중학교도 없앤다 : 월간조선

전국 국제중학교가 일반중학교로 전환될 전망이다. 자사고와 외고 지정 취소 후 국제중 지정 취소까지 추진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교육 하향평준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10일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통한 본질적 개선이 필요하다"며 국제중학교의 일반중 전환을 교육부에 요구했다. 국제중 평가는 시도교육청이 하지만, 지정 취소 결정 권한은 교육부에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10일 오전 서울시교육청에서 화상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특성화중학교 3곳의 운영성과평가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 같이 밝혔다.

3곳 중 서울체육중학교는 평가를 통과했고 영훈국제중과 대원국제중은 평가 결과 기준점수를 충족하지 못해 지정 취소 절차에 들어간다. 점수표는 공개하지 않았고 서울시교육청은 학사 관련 법령과 지침을 위반한 점,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노력이 미흡했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국제중학교 운영성과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 교육감은 지정 취소뿐만 아니라 법적으로 국제중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 교육감은 "지난해 자사고, 외고의 지정 취소 이후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는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국제중의 일괄 일반중 전환이 근본적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기존 평가를 통해 지정취소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 평형성과 공정성 여부가 논란이 되자 대신 일괄 전환을 들고나온 것이다.

현재 국제중이 있는 교육청은 서울, 경기, 부산, 경남 4곳으로 국제중을 평가하는 것은 시도교육청이 하지만, 지정 취소를 최종 결정하는 권한은 교육부에 있다.

국제중은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상 특성화중학교로 돼 있다. 특성화중학교는 예술, 체육, 대안교육, 국제 등 분야를 특성화하기 위한 중학교로, 조 교육감은 이 법에서 '국제' 분야를 삭제하자는 입장이다. 국제중이 일반중학교 윗 서열로 인식돼 과도한 사교육과 서열화를 조장한다는 것이다.

해당 국제중 2곳은 행정절차법에 따라 청문 절차 후 교육부 동의를 얻는 등 지정 취소 최종 결과는 8월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가 동의할 경우 대원·영훈국제중 2개교는 내년도부터 일반중으로 전환된다. 현재 재학중인 학생들은 졸업시까지 국제중 학생 신분을 유지하게 된다.

대원국제중과 영훈국제중은 평가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장기적으로는 법적 대응을 준비할 방침이다. 이들은 서울시교육청이 지난해 말 바뀐 평가지표로 지난 5년간의 운영성과를 평가해 지정 취소를 결정했다며 '신뢰보호의 원칙'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제중에 불리하도록 평가지표를 변경했다는 것이다.

이들 학교는 지난해 지정 취소된 자사고들처럼 행정소송을 통해 지정취소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부터 낼 가능성이 높다. 자사고의 행정소송은 법원이 받아들였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