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 '전국민 고용보험' 군불때기 나섰다 : 월간조선

문재인정부가 '전국민 고용보험'을 거론하고 나서 진행 여부가 주목된다. 정부여당이 총선에서 압승한 후 토지공개념을 포함한 개헌과 전국민고용보험 등에 대한 '간보기'에 나서면서 현 정부의 이념편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상태다.

청와대 강기정 정무수석은 노동절인 지난 1일 "전 국민 건강보험처럼 전 국민 고용보험이 갖춰지는 게 '포스트 코로나'의 과제"라며 "지금 고용보험이 1300만명인데 나머지 1500만명의 사각지대를 잡아내는 것이 우리의 최고 목표"라고 주장했다.

여당도 맞장구를 쳤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도 같은 날 한국노총과 만난 자리에서 "고용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인 특수고용노동자들과 예술인, 플랫폼노동자 등이 어려운 상황인데, 이들이 제도적 범위 안에 들어오게 하는 문제도 긴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5월 10일 문재인 대통령 취임 3주년 또는 21대 국회 개원을 맞아 정부여당이 본격적으로 이를 의제화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고용보험은 노동자를 위한 사회안전망인 4대 보험 중 하나로, 가입 노동자가 불가피한 사유로 직장을 잃게 된 경우 실업급여를 지급하고 구직활동을 지원하는 사회보험이다. 원칙상 모든 사업장의 노동자들이 가입해야 하지만, 지난 3월 기준 고용보험 가입자는 1376만명으로 전체 취업자(2660만 9천명)의 절반 수준이다. 하청·용역·계약직·단시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나 5인 미만 영세사업장에서는 보험료 부담 등으로 가입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노동계는 "사업주들에게 고용보험을 권유하고 가입 문턱을 낮추는 정도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정부의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해 왔고, 문재인 정부가 총선 승리 후 이에 부응할 뜻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여당이 이와 관련한 법제도 개편에 나설 경우 국내 노동계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문제는 재원이다. 긴급재난지원금 전국민 지급으로 국가재정 악화논란이 나오는 가운데 정부여당 역시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때문에 청와대와 여당은 '중장기 과제'라며 여론 간보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21대 국회에서 '슈퍼 여당'이 본격적인 여론몰이에 나설 경우 이를 저지할 강력한 야당이 없다는 점은 보수세력에겐 큰 난관이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