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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작가로 변신한 ‘폴 매카트니’ 깜짝 근황

어느덧 8명의 손주 둔 할아버지…어린이날 맞춰 <헤이, 그랜쥬드> 출간

박지현  월간조선 기자 talktom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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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출판사 인간희극
선배 하나가 동화책을 선물로 줬다. 4살배기 딸에게 읽어주란다. 고맙습니다, 하고 받아든 순간 깜짝 놀랐다. 지은이 이름이 익숙하다.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 아니, 이 폴 매카트니가 그 폴 매카트니 맞아? 맞다. ‘그’ 폴 매카트니가 동화책을 썼다. 제목은 <헤이, 그랜쥬드>. 마법 나침반을 가진 ‘그랜쥬드(Grand dude)’를 따라 겪는 좌충우돌 모험기다. 미취학 아동부터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읽을 수 있다.
 
이 책은 할아버지가 손주들에게 주는 선물이다. 1942년생인 폴 매카트니는 한국 나이로 올해 79세다. (세월, 거 참) 손주도 무려 8명이다. 세월이 무상하다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자체가 동화 같다. ‘헤이 쥬드(Hey Jude)’를 부르던 미소년이 할아버지가 돼서 <헤이, 그랜쥬드>를 쓰다니….
 
각설하고 폴 매카트니에게 직접 책 이야기를 들어보자.
 
-책을 낸 배경은?
“어느 날 손주들 중 한 놈이 나를 ‘그랜대드’ 대신 ‘그랜쥬드(할아범친구)’라고 불렀다. “그랜쥬드, 우리 이거 해도 돼요…?”라고. 그때 생각했다. 오~ 좋은데! 마음에 들어! 그랜쥬드를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를 구상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아이들이 “우리 어딘가 근사한 곳으로 갈 수 없나요?”라고 하면 마법의 힘을 가진 그랜쥬드가 아이들을 모험의 세계를 이끄는 이야기가 탄생했다.”
 
-애들 재우기 전에 읽어주기 좋은 책 같다. 어렸을 때 잠자리에서 즐겨 읽었던 동화책이 있다면?
“잠자리에서 부모님이 책을 읽어주시기보다 내가 직접 읽었다.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이 쓴 <보물섬>을 특히 좋아했다. 그리고 <비노>, <댄디>, <이글> 같은 아동용 연감들도 읽었다. 크리스마스 시즌 즈음 그런 책들이 나올 때면 무척 신이 났었다. 대신 잠자리에선 아버지가 침실 가까이 걸어둔 헤드폰에서 나오는 라디오 소리를 듣곤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주 초현대적인 방식으로 베드타임 스토리를 들었던 것이다.”
 
-어린 시절 얘기를 좀 더 들려달라.
“초등학교 시절이 참 좋았다. 그 시절을 즐겼다. 당시 리버풀에서 살고 있었지만 학교는 시외곽에 있었다. 그 시골길을 걷는 게 좋았다. 선생님이 이것저것 가르쳐주시고, 자연과 가까이 지낼 수 있는 그  리버풀 외곽의 학교에 다닐 수 있었던 건 크나큰 행운이었다. 그곳에서 친구들과 놀면서 멋진 추억을 쌓았다. 여자아이들이 치마를 속바지에 말아 넣고 고무줄 놀이를 하던 모습도 생생하다. 모든 것이 즐거웠다. 참 좋은 시절이었다.”
 
-미소년이던 폴 매카트니가 할아버지가 됐다. ‘할아버지가 된다’는 것의 가장 큰 의미는?
“손주들 그 자체다. 아이들은 정말 놀라운 존재들이다. 순수하고, 밝고, 영리해서 어른들이 오히려 여러 가지를 배우게 된다. 아이들과 함께 그냥 시간을 보내는 것 자체가 좋다. 어른들과 하루 종일 있어 봤자 아이들과 잠시 함께 있는 즐거움에 비할 바가 못 되죠. 그러니 일찍 집에 가서 아이들을 보고 그들과 이야기하면서 많이 웃길 바란다. 내 손주들은 축구에 푹 빠져있는데 얼마 전 그 중 두 녀석에 나에게 축구선수 카드를 보여주면서 내가 잘 모르는 선수들에 대해서 이야기하더라. 그래서 “나는 누가 누군지 잘 모르겠는데…”라고 하자 이 사람은 누구고 저 사람을 누구고 하면서 열심히 설명해줬다. 그걸 보고 있던 더 큰 손주 녀석이 이렇게 말했다. “할아버지는 축구에 대해서 크게 신경 쓰지 않으셔. 물론 좋아하기는 하시지만 우리만큼은 아니지.” 맞는 말이다.”
 
-손주들에게 직접 노래를 불러주기도 하나?
“때때로 부른다. 손주들이 뭘 하고 있는냐에 달려있기는 하지만. 아이들이 게임에 빠져있으면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봐라, 사람들은 내 노래를 들으려고 돈을 내기도 하는데 너희들은 나한테 전혀 관심이 없구나.” 그러면 아이들은 말한다. “할아버지, 방해하지 마세요. 지금 우리 게임하고 있잖아요.” 그러다가 조용해지면 내가 부르는 노래를 그냥 듣게 되거나 또 어떨 때는 관심이 가지기도 한다. 잠자리에서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 중 하나는 ‘블랙버드’다. 재밌는 건 아이들이 영화에 삽입됐던 노래들을 좋아한다는 거다. 그 영화를 아이들이 봤기 때문에 친숙한 것 같다. 이를테면  ‘블랙버드’는 ‘보스 베이비’의 삽입곡이었고, ‘씽’의 삽입곡이었던 ‘골든슬럼버’도 아이들이 좋아한다.”
 
-좋은 할아버지다. 본인의 할아버지와도 추억이 많을 것 같다.
“전혀 없다. 태어나기 전에 돌아가셔서 뵌 적도 없다. 사실 이렇게 나이 들기 전까지는 내 인생에 할아버지가 없었구나 하는 걸 의식하지도 못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무척 슬프다. 대신 삼촌들과 숙모들과는 추억이 많다.”
 
-동화책을 쓰는 것과 작곡하는 것, 어떻게 다른지?
“음…. 잘 알겠지만, 뭔가 만들어내려면 상상력이 필요하다. 노래를 만들려면 단어들, 멜로디, 그리고 어쩌면 이야기가 필요할지도. 그런데 동화책을 쓴다고 하면 멜로디는 필요 없고 오직 상상력만 필요하다. 그게 동화책을 쓸 때 진짜 재밌는 점이다. 아이들을 위한 이야기는 현실의 장소를 초월하는 경향이 있다. 나침반만 문지르면 지금 당장 잔지바르로 갈 수도 있다. 당신이 원하는 그 어디로든 갈 수 있는 거다. 노래를 작곡할 때도 마찬가지일 수도 있지만 사실 노래는 동화책에 비하며 약간 더 현실에 기반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헤이 그랜쥬드>를 통해 아이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고 싶나?
“<헤이 그랜쥬드>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씨 속에서 모두가 축 처지고 우울한 상태에서 시작된다. 그러다가 마법의 힘으로 멋진 해변에 가게 된다. 하고 싶은 말은 투덜거리지 말고, 우울해 하지 말고, 축 처지지 말고, 뭔가 해보라는 거다. 순간이동이 가능한 마법 나침반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지만 그것에 관한 이야기는 읽을 수 있지 않나. 기분이 우울하면 가만히 있지 말고 멋진 책을 읽거나 근사한 노래를 부르는 등등, 스스로 우울한 기분을 떨쳐버릴 수 있는 무언가를 하길 바란다.”
 
본문이미지
이 책의 정식 출간일은 5월 5일이다. 정가는 1만8000원.
 
글=박지현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20.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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