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통합당 김세연 의원이 작년 11월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조선일보>와 인터뷰 하는 모습. /이덕훈 기자
미래통합당 사무총장으로 공천관리위원으로 활동한 박완수 의원은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김형오-김세연이 한 세트로 처음부터 끝까지 (공천)했다”며 “당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했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과, 김세연 공관위원이 주도한 사실상의 사천(私)을 막지 못해 총선에서 대패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지난 공천 과정을 취재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이름은 '김세연'이었다. 불출마 선언한 젊은 의원이 개혁적인 목소리를 많이 내기 때문에 이름이 많이 나오는구나 했다.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는 지적이다. 김세연 의원은 '젊은 여성' 후보에 유독 관대했다고 한다. 젊은 여성 후보가 나쁘다는 게 아니다. 당의 훌륭한 자산이다. 그러나 공천은 당선 가능성을 최우선 해야 한다. 그 지역에서 뛰고 있는 젊은 후보를 내치고 공천한다면 그건 사천이란 지적에서 벗어날 수 없다.
게다가 선거 과정에서 '막말' 등 논란에 휩싸였던 후보들도 김 의원이 공천을 강하게 주장했다는 후문이다.
과거 김 의원이 함께 일하자고 손을 내밀었다가 같이 하지 못한 예비후보는 가장 젊고 경력도 경쟁하는 당 후보들에 비해 좋았지만, 경선조차 가지 못했다.
김형오 공관위원장과 김 의원이 소위 새로운 젊은 여성이라며 공천한 후보들은 부산 지역을 제외하고 전부 패했다.
총선 후 김 의원은 언론 인터뷰 등에서 "첫 번째는 자기가 죽은 걸 모른다, 또 한 가지는 살아 있는 사람들 사이에 돌아다니지만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고 말하고 있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김 의원이 하는 건 맞지 않는다. 이렇게 생각했다면 사심 없는 공천을 해, 선거를 이끌었어야 한다. 공천 때문에 선거에서 대패하고, 자기가 죽은 걸 모르는 사람들만 국회에 입성했다는 사실은 왜 인정 안 하는가.
또 김 의원은 80년대에 태어난 30대 연령, 2000년대 학번 정치인들을 전면에 내세우자는 '830기수론'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면서 공교롭게 여든의 김종인 전 대표가 이끄는 비상대책위원회를 최선이라고 한다.
김 의원이 "지금 미래통합당 다수 구성원들의 인식이 아직도 70년대 산업화에 대한 자부심, 또 과거 경험에서 비롯되는 왜곡된 현실 인식 속에 갇혀 있다"고 꼬집은 대상이 본인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현 통합당에 '830기수론'이 나오는 것은 타당하다.
하지만 우리가 살펴봐야 할 것은 여기에 포함하는 당의 '830' 세력은 어떠한가다. 최고위원이란 이유로 같은 청년이 몇 년을 갈고 닦은 지역구를 뺏어 출마한 뒤 완패하고, 무슨 직책만 맡으면 자기 사람으로 줄 세우려 한다. 과거 정치인보다 더 노회한 정치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새로운 830 세력을 찾아야지, 기존 830을 내세운다면 결과는 같을 것이다.
통합당 당직자 중에서는 선거 때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던져 선거를 치르는 이들이 많다. 젊은데도 공정한 방법으로 기업을 운영, 성공한 사업가들도 있다. 거대 권력에 당당히 맞서는 검사나 판사, 무보수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에 맞서는 변조인, 침체한 스포츠 문화계를 살릴 젊은 인재들도 많다. 전 정부에서 젊은 나이부터 일해본 이들도 마찬가지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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