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민 후보(좌)와 주광덕 후보. 사진=뉴시스
경기 남양주시병(丙)은 ‘조국 저격수’ 주광덕 미래통합당 후보가 3선을 노리는 가운데, ‘조국 지킴이’를 자처하는 민변 출신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맞붙어 화제가 된 지역이다.
지난 해 각종 비위 의혹으로 낙마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문재인 정권의 '총아'였다. 조국 전 장관 의혹을 둘러싸고 여론은 양분됐었다. 민심의 향배가 달려 있는 곳인 만큼, 민주당과 통합당 모두 이 지역에서의 승리에 사활을 걸고 있다.
선거일이 닷새 앞으로 다가오면서 김용민-주광덕 후보의 공방은 점차 가열되고 있다. 포문은 민주당이 먼저 열었다. 민주당 이경 상근부대변인은 10일 논평에서 주광덕 후보의 국회 재산신고 내용을 거론하며 “경기도 구리의 밭 2천185㎡에 대해 공시지가보다 3년 연속 해마다 5억원 이상씩 축소해 신고한 것으로 확인된다. 결코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공직자가 부당한 방법으로 재산을 증식하거나 증여, 은닉하는 등의 부정부패를 막기 위해 도입된 재산공개에 허위 사실을 올린 주 후보다”라며 “결코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스스로 제대로 신고해야 하는 도리이자 책무를 저버린 주 후보가 다시 국회의원 후보로 나온 사실이 안타깝다”며 “국민에 대한 봉사자로서 기본으로 가져야 할 공직윤리를 저버린 행위도 모자라 실무자 탓으로 돌리는 주 후보의 태도는 가관이기까지 하다”고 개탄했다.
이에 대해 주광덕 후보 측은 회계‧재산신고 실무를 담당하는 직원의 실수였으며 축소 또는 누락 의도가 전혀 없고, 재산세도 성실히 납부했다고 해명했다. 주 후보 측에 따르면 주광덕 의원실 소속 회계‧재산신고 실무 담당 보좌진이 2018년부터 주 의원 소유 토지재산(경기도 구리시 토평동 소재 약 660평)을 신고하는 과정에서 ㎡당 공시지가 숫자를 신고가액에 그대로 옮겨 적는 착오‧실수를 했다는 것이다.
2020년 3월 官報(관보)에 공개된 공직자 재산신고에서 해당 토지는 5억3690만원으로 나왔는데, 실제로는 ㎡당 53만6900원인 것이고 이를 소유분인 2185㎡를 곱하면 11억7312만원인 것이다. ‘원 단위로 제공받은 ㎡당 단가’와 ‘천원 단위로 등록된 가액’의 숫자가 모두 동일하다는 점을 들어 실무자의 단순 실수라고 강조했다.
주 후보 측은 이어 제21대 국회의원선거 후보자 등록 기간 중인 2020년 3월 27일 이러한 실수를 발견했고, 즉시 남양주시선거관리위원회와 국회사무처 감사담당관실에 자진 신고했다고도 했다.
주광덕 후보와 통합당도 김용민 후보에 맞불을 놓았다. 김용민 후보가 과거 ‘여성 비하 논란’에 휘말렸던 탁현민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과 ‘미투 논란’의 당사자로 지목된 정봉주 전 의원의 변론을 맡은 점을 걸고 넘어진 것이다.
같은 날 통합당 선대위 정원석 상근대변인도 성명을 내고 “그(김 후보-기자 주)의 실체는 한 여중생을 단지 성적 도구로만 여긴 탁현민 전 행정관의 변호를 맡았던 자로 밝혀졌다”며 탁현민 전 행정관이 자신의 책 《말할수록 자유로워진다》에 쓴 여성 비하 관련 내용을 언급했다.
정원석 대변인은 “탁현민의 여중생 관련 발언이 불법, 갈취 음란물을 공유한 ‘N번방 사건 가해자들’과 다른 바가 무엇인지 더불어민주당은 명확히 밝혀야 할 것이다”, “김용민 후보는 탁현민을 변호한 이유가 무엇인지, 탁현민의 성의식에 동조하는 것인지 속히 그 입장을 밝히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2018년 3월, 정봉주 전 의원의 ‘미투 논란’이 확산되던 시점, 그의 변호인을 맡기도 했다. 그해 3월 25일 김용민 당시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봉주 전 의원 성추행의혹 사건의 변호인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라며 이렇게 썼다.
<우선, 제가 사진을 꼼꼼하게 검토하고, 관련자들 진술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바에 의하면 정봉주 전 의원이 성추행을 한 사실이 없다는 것은 분명해보입니다(물론 정봉주 전 의원도 그런 사실이 없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의미 있는 제보들도 받은 상태라 약간의 검증만 거친다면 사회적으로 논란이 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편 정봉주 전 의원측의 대응이 이상하다거나 시원하지 못하다는 애정 어린(?) 비판이 존재하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의구심은 사건이 해결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밝혀지리라 생각됩니다.>
그로부터 3일 후인 3월 28일, 정봉주 전 의원에게 불리한 카드 내역이 발견되자, 김용민 변호사는 “모든 분들께 사과한다”며 소송대리인 사임서를 제출한 바 있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