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 강동을 민주당 이해식 후보와 강동구청장 이정훈, 관권선거 의혹 : 월간조선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우파 정치권에서는 민주화가 이뤄진 이래 지금처럼 공무원의 선거 중립에 대한 불신과 관권(官權)선거 개입 우려가 제기된 적이 없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들의 노골적인 여당 편들기와 불법 관권선거로 의심을 살만한 의혹들이 쏟아져 나오는 탓이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동구을 후보자의 블로그에 접속해 '이해식의 편지'란을 클릭하면 이 후보의 공약이나 선거운동 과정이 잘 게재돼 있다.

그런데 이 후보가 2월 5일, 3월 12일 올린 '강동역세권 발전 방안' 공약과 도면이 강동구청의 비공개 자료와 똑같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민주당 소속이 구청장인 강동구청이 비공개 자료를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을 어기면서까지 이 후보자에게 제공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 이해식 후보는 민선 4기 강동구청장 보궐선거에 당선된 이후 민선 5, 6기까지 3선 강동구청장을 지낸 인물이다.

왼쪽은 용역보고서 원문이고, 오른쪽은 이해식 후보 블로그 사진이다.

이 후보자는 자신의 뒤를 이은 이정훈 현 강동구청장과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11월 8일 서울시의원이었던 이정훈 구청장이 출판기념회를 가졌을 때 구청장이었던 이 후보자는 이렇게 말했다.

"거의 비슷한 길을 걸어온 후배 시의원인 이정훈 의원이 앞으로 강동 발전을 위한 더 큰 역할을 기대한다."

강동구청이 이 후보자에게 제공한 것으로 보이는 비공개 자료는 '역세권 활성화 도시관리 방안 마련'이라는 용역보고서다.

강동구청은 지난 2019년 3월 이와 관련한 용역보고서를 발주했다. 강동구청은 이 보고서를 작년 12월 19일 중간보고 때 구의원들에게 열람 형식으로 공개했다. 용역이 진행 중인 만큼 열람만 가능하게 한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 이 후보의 블로그에는 이 용역보고서에 나온 도면과 똑같은 도면이 올라와 있다. 공약 설명도 비슷하다. 용역보고서의 내용을 풀어서 쓴 것에 불과했다.

여러 번 열람해서 도면을 비슷하게 그릴 순 있겠지만, 상식적으로 똑같을 수는 없다.

이재영 미래통합당 강동구을 후보는 이와 관련한 의혹을 후보 토론회 때 제기했다.

이재영 후보는 "'강동역세권 발전 방안' 공약의 설명 도면과 내용이 강동구청의 비공개 용역보고서와 같은데, 직접 마련한 것인가"라고 질문했다.

이해식 후보는 "역세권 개발관 관련한 연구가 꾸준히 진행됐었다"며 "그 연구자료를 참고로 해서, 강동 특성에 맞게 제안을 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 후보는 "서울시정개발연구원(現 서울연구원) 자료를 참고했다. 특정 용역보고서를 참고하지 않았다. 저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덧붙였다.

<월간조선> 취재 결과 서울연구원에서 공개할 수 있는 자료는 자체 연구보고서 외는 없다. 공개된 자체 연구보고서에 '강동역세권 개발'과 관련한 내용은 없었다.

서울연구원에서 근무했던 관계자는 "이 자료는 공개자료일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했다.

이재영 후보 측은 강동구청에 '역세권 활성화를 위한 도시관리방안 마련 용역보고서'를 정보공개 청구 시 민원인에게 공개할 수 있는지, 타 부서에서 자료요청 시 제공이 가능한지를 물었다.

강동구청의 답변은 다음과 같다.

"본 용역은 현재 진행 중인 사항으로서, 타 부서에 자료를 제공할 경우 확정되지 않은 내용으로 인하여 유관 사업에 혼란을 초래할 우려가 있으므로, 현시점에서의 자료제공에는 어려움이 있음. 다만, 내부 보고회 등 상호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열람은 가능한 상황임."

비공개 대상 정보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1항 제5호 및 제8호에 따라 공개에 어려움이 있다.

제1항 5호는 의사결정 과정 또는 내부검토 과정에 있는 사항 등으로서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이나 연구, 개발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 제8호는 공개될 경우 부동산 투기, 매점매석 등으로 특정인에게 이익 또는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는 공개할 수 없게 돼 있다.

또 만약 강동구청의 용역 중간보고서를 인용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 후보는 토론회에서 허위사실을 말한 것이다. 이는 공직선거법250조 허위사실공표죄에 해당한다고 불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월간조선은 이 후보측에 반론을 요청했지만 응하지 않았다.

글=최우석·정광성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