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사진)이 서울에 거주하는 해외 입국자를 모두 잠실로 데려와 코로나19검사를 받도록 하겠다고 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19 선별진료소가 설치되는 잠실종합운동장은 서울의 동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인천국제공항에서 잠실종합운동장까지의 직선거리는 55km, 차량을 이용한 최단거리는 무려 71km다. 서울시민 입국자 모두를 잠실로 데려오는 것은 명분도 실속도 없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송파지역 총선 후보들의 반발도 거세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일 코로나19 브리핑에서 “해외 입국자들로 인한 지역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3일부터 서울 거주 해외 입국자들에 대해 전원 진단검사를 실시한다”며 “잠실종합운동장에 하루 1000명 검사가 가능한 대규모 선별진료소를 설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입국자 증 유증상자는 인천공항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지만 무증상자들은 검사를 받지 않고 자가격리에 대한 교육 등을 받은 후 귀가한다. 서울시측은 "귀가 후 선별진료소로 나올 것이 아니라 입국 즉시 검사를 받게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현재 서울 거주 해외 입국자는 하루 1600여명으로 집계된다.
서울시는 공항에서 리무진버스를 배치해 이송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며, 잠실에 설치되는 선별진료소는 1인용 부스에 들어가 검사를 받는 ‘워크 스루(도보 이동형)’ 방식이다.
그러나 여론의 시선은 차갑다. "왜 인천에서 그렇게 먼 거리로 이동을 해야 하나, 서울에서 집단감염 위험성은 생각안하나", "잠실에서 집에 갈 때는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 등의 반응이 나온다. 전형적인 '쇼', 전시행정, 세금낭비라는 지적도 이어진다.
송파지역 총선 후보들의 반발도 나왔다. 미래통합당 배현진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인천공항에서 잠실종합운동장이 옆집도 아니고 이런 전시행정을 벌이나"라며 "매일 입국자 1000명 이상이 종합운동장에 머무르거나 인근 시설을 이용할텐데 주민들이 걱정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제정신인가, 당장 철회하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후보조차 반발했다. 최 후보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서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일괄적으로 검사해 개별 귀가시키는 방법은 틀렸다"며 "입국자 중 무증상자들에 대해 한 번 더 검사를 진행하는 건 동의하나, 한 번 더 검진하려면 자치구 별로 하는 게 맞는다"고 했다. 이어 "잠실에서 일괄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며 "정부 당국과 서울시에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했고 좌시할 수 없음을 알렸다"고 적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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