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유세차를 타고 선거운동에 나선 고민정 후보. 사진=뉴시스
4.15 총선 공식선거운동이 2일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전국적으로 시선을 끄는 여성후보는 단연 더불어민주당의 고민정(서울 광진을)과 이수진(서울 동작을)이다. 연일 여론조사에서 고민정 후보는 미래통합당 오세훈 후보를, 이수진 후보는 미래통합당 나경원 후보를 적지않은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고 언론은 연일 이를 집중보도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총선에 나설 뜻을 보인 후 민주당 지도부가 두 여성 예비후보를 수많은 지역구에 여론조사를 돌렸다. 역대 선거 결과 여성 후보가 유리한 것으로 나타난 경기 고양과 분당, 서울 강남벨트, 동작 등 이 두 후보가 본의아니게 '돌아다닌' 지역구만 수 곳에 달한다.
민주당의 '원톱'은 고민정이었다. 본격 선거운동 첫날인 2일, 고민정 후보가 문재인 정권의 '실세 중의 실세'라는 사실이 명백히 드러났다. 민주당 공천을 사실상 좌지우지한 문 대통령의 복심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임종석 전 청와대 초대 비서실장이 고 후보를 찾은 것이다. 공천과정에서부터 선거운동까지 쭉 이어지는 민주당의 시나리오다.
임종석 전 실장은 고 후보의 첫날 일정인 광진구 자양전통시장에 동행했다. 그는 고 후보의 상대 후보인 미래통합당 후보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 대해 “지나가는 손님이 하룻밤 묵어가는 ‘과객정치’이자, 마음이 콩밭에 가있는 ‘콩밭정치”라고 저격했다. 그는 별다른 근거도 없이 “오세훈과 광진은 어울리지 않고 어색하다”며 “곧 떠날 사람으로 보인다”고 트집을 잡았다. 고 후보에 대해서는 “그냥 준비가 아니라 넘치도록 준비가 돼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도 이날 고 후보를 찾았다. 양 원장은 고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협약식을 갖고 “고민정은 집권당의 대통령의 가장 비장의 무기이자 우리가 자랑할만한 상징적 카드”라고 밝혔다. 민주연구원이 개별 후보와 정책 협약식을 갖는 건 고 후보가 처음이다.
수도권에 접전지역 및 전략지역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임 전 실장과 양 원장이 공식선거운동 첫날 상징적인 의미로 고 후보를 찾은 이유는 무엇일까. 정치에 크게 관심이 없는 수도권 20~30대 유권자와 부동층에게 고민정이라는 젊은 여성을 각인시켜 관심을 끌기 위한 것으로 정치권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해당 지역구의 현역 의원인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영향력이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재인정권 하반기에 국회에서 야당과 맞서 싸울 대표적 인물로 고 후보를 민주당이 집중적으로 키우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이 '전투력'에 중점을 둬 처음에 조수진 전 동아일보 기자를 비례대표 1번에 배치하고 민경욱 의원을 끝까지 살려내듯, 민주당 역시 대야 전투력을 고려해 고민정 후보를 집중 지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