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교사들, 교육부의 마스크 수거 조치에 대해 비판 성명 : 월간조선

2월 29일 저녁 일선 학교에 문자를 보내 학교가 보유하고 있는 마스크들을 수거한 서울시 교육청은 3월 2일 오전 뒤늦게 일선학교에 협조공문을 보냈다.

서울시 교육청은 3월 2일 ‘(긴급)보건용 마스크 등 공급 협조요청’이라는 공문을 보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중앙안전대책본부와 중앙사고수습본부에서는 코로나 19 감염자가 증가하면서 최근 마스크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마스크 수급 안정화 조치의 일환으로 정부가 비축한 마스크 물량을 최소화해 수요가 높은 곳에 우선 공급하기로 결정하였다”면서 보건용 마스크(일반, 방역)를 500매 이상 비축하고 있는 초·중·고등학교에게 3월 1일 오전 9시까지 관할 교육지원청으로 마스크를 보내라고 지시했다. 서울시 교육청은 “해당지역 담당 농협하나로유통지점에서 3월1일 (일) 오전 9시에 각 지원청으로 방문하여 수거”한다고 밝혔다. 서울 교육청은 마스크인계상황을 3월 1일 (일) 오전 10시까지 교육청 코로나-19 지역사고수습본부로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교육청은 “수거된 마스크 물량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협의하여 개학 이전에 해당 학교에 전량 환원될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3월 2일 오전 9시가 넘어서 공문을 보내면서 필요한 조치는 3월 1일 오전 9시~10시까지 취하라고 요구한 셈이다.

교육부의 이런 조치에 대해 “중국에 마스크를 갖다 바치더니, 애들 마스크를 빼앗느냐”는 비판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일선 교사들의 모임인 ‘올바른 교육을 위한 전국교사연합(올교련)’은 3월 2일 성명을 내고 “교육부의 조치는 학생안전을 위협하는 졸속행정”이라면서 해명을 요구했다.

올교련은 성명에서 먼저 교육부의 조치가 졸속행정인 이유로 “마스크 수급이 대단히 어려운 상황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일방적으로 마스크를 수거했다”는 점을 꼽았다. 올교련은 “마스크의 시장가격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저소득층 가정은 마스크를 구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염병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적지 않은 데 다 교육청에서는 각 학교 저소득층 가정 학생의 마스크 수요를 정확하게 모르는 상황이다”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단순히 학교가 마스크를 500장을 넘게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어렵게 확보한 마스크를 수거하는 조치는 특히 저소득층 가정 학생의 안전을 위협하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올교련은 두 번째 이유로 “적법한 의견조율과 투명한 과정 없이 조치가 시행되었다”는 점을 들면서 “서울시 교육청을 예로 들면, 조희연 교육감의 명의로 예고도 없이 긴급 문자를 발송했으며 교육청 책임자들마저 기자들의 전화를 받고서야 사실 확인에 나서는 추태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올교련은 “이는 교육부의 조치가 적법한 내부 의견조율을 거치지 아니하고 은밀하게 시행되었음을 의미한다”면서 “게다가 수거된 마스크의 행방은 전혀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올교련은 “교육부는 정확한 회수 이유와 의사결정 과정을 밝히고 수거한 마스크의 행방을 공개해야 한다”면서 교육부의 해명을 요구했다.

올교련은 정치편향교육과 이념교육으로 흔들리는 교육현실을 고민하던 일선 교사들이 “일부 교사들에 의한 이념 교육으로 무너진 공교육 바로 잡겠다”는 취지로 지난 2월 초 설립했다. 현재 70여명의 교사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일선 교사 8명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교육부는 학생안전을 위협하는 졸속행정에 대해 해명하라

교육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의 마스크 수급 안정화 조치 계획을 반영, 1일 초·중·고교가 비축하고 있는 마스크 가운데 580만개를 시민용으로 우선 제공하겠다고 하면서 전국 초·중·고교가 비축해둔 마스크 1천 270만개 중 45.7%인 580 만개를 일반 국민에게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서울·경기·인천 지역 학교는 이미 160 만개 제공을 완료했으며, 강원·경남·광주·대전·부산·울산·세종·전남·전북·제주·충남·충북 등 12개 지역 학교는 나머지 420만개를 조만간 제공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러한 사태에 대해 ‘올바른 교육을 위한 전국교사연합(올교련)’은 이를 학생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졸속행정이라 판단, 이에 대한 교육부 관계자들의 해명을 촉구한다. 교육부의 조치가 학생안전을 위협하는 졸속행정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마스크 수급이 대단히 어려운 상황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일방적으로 마스크를 수거했기 때문이다. 마스크의 시장가격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저소득층 가정은 마스크를 구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염병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적지 않은 데 다 교육청에서는 각 학교 저소득층 가정 학생의 마스크 수요를 정확하게 모르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단순히 학교가 마스크를 500장을 넘게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어렵게 확보한 마스크를 수거하는 조치는 특히 저소득층 가정 학생의 안전을 위협하는 조치다.

둘째, 적법한 의견조율과 투명한 과정 없이 조치가 시행되었기 때문이다. 서울시 교육청을 예로 들면, 조희연 교육감의 명의로 예고도 없이 긴급 문자를 발송했으며 교육청 책임자들마저 기자들의 전화를 받고서야 사실 확인에 나서는 추태를 보였다. 이는 교육부의 조치가 적법한 내부 의견조율을 거치지 아니하고 은밀하게 시행되었음을 의미한다. 게다가 수거된 마스크의 행방은 전혀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교육부의 이러한 조치는 졸속행정임을 스스로 드러내는 민낯이라 하겠다.

각 학교의 코로나 사태 대응에 온 힘을 실어주어도 모자란 상황임에도 교육부는 이해하기 힘든 졸속행정으로 학생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각급 일선 학교가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마스크를 어렵게 확보한 과정 역시 무의미하게 만들었다. 교육부는 정확한 회수 이유와 의사결정 과정을 밝히고 수거한 마스크의 행방을 공개해야 한다. 올교련은 교육부의 상세한 해명을 촉구한다.

2020년 3월 2일

올바른 교육을 위한 전국교사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