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등 여당 핵심 인사들이 지난 26일 서울 마포의 한 식당에서 비공개 회동을 갖고 '비례민주당'을 창당하기로 합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중앙일보 취재팀은 이날 민주당 핵심 인사 5명(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윤호중 사무총장, 전해철 당 대표 특보단장과 홍영표·김종민 의원)이 모인 식당 옆방에서 이른바 벽이나 문에 귀대기를 해서 들은 내용이다.

28일 이인영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은 관련 보도를 부인했다. 그러나 일부 민주당 당원들 사이에서는 "총선 이후 문재인 대통령 탄핵을 막기 위해 비례민주당을 반드시 창당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 측근인 최재성 의원은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탄핵세력 막아야 한다. 위성 정당 추진에 더 큰 명분 없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민주당의 공식 입장은 절대로 위성 정당을 만들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총선 막판 코너에 몰리자 모든 입장을 완전히 뒤엎고 나선 것이다.

작년 12월 20일 이인영 원내대표는 확대간부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국당이) 의총에서 총선용 위성 정당인 '비례 한국당'을 만든다는 구체적 계획도 보고됐다고 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록 직전이라고 한다. 이 모든 극단의 배후는 황교안 대표라고 생각한다. 황교안식 극우 공안 정치가 국회를 극단의 대결로 내몰고 있다."

올해 1월 21일에는 한국당의 비례용 위성 정당 창당과 관련해 "눈속임은 눈속임일 뿐"이라며 "옹색한 특권 고집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은) 과감히 비례대표 의석을 15개 안팎으로 내려놓고 다수당 특혜도 포기했다"면서 "국민 지지보다 더 많은 의석 차지하는 선거특권 고집하는 건 한국당만 남아있다"고 말했다.

2월 14일 확대간부회의에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미래한국당을 허용한 것에 참담한 심정"이라며 "선관위 결정은 두고두고 한국 정치사의 흑역사로 남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불출마 의원들을 제명해서 각자 정당으로 보내는 위장전입 방법으로 혈세인 국고 보조금을 더 타낼 궁리를 하고 있다"며 "그런 한국당의 가짜정당 만행에 선관위의 맞장구는 불행한 상황"이라며 선관위에 결정 재고를 요구했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