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론이 절반으로 갈렸던 사건이 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에 대한 찬반 여부가 국민을 양극단으로 갈라놓았고, 수많은 국민이 서초동(조국 찬성)과 광화문(조국 반대)으로 몰려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냐 자유한국당 지지자냐 물을 것도 없이, 조국 전 장관에 대해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가 정치적 입장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우한 코로나(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는 지금, 또다시 국론 양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 국민의 신경이 곤두서 있는 가운데 온라인 커뮤니티와 포털 댓글 등에서는 싸움판이 벌어지기 일쑤다.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된 원인에 대해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의 입장이 확연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국민들이 코로나19 급속 확산의 이유로 꼽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현 정부가 조속히 중국인 입국금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신천지 교인들이 상황을 숨기고 지역사회 감염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대체로 전자는 보수 및 중도진영의 논리고, 후자는 진보진영의 논리다. 전자는 "무조건 정부탓이냐", "경제는 어떻게 할 거냐"는 지적을, 후자는 무조건적인 정부 편들기라는 지적과 특정 종교에 대한 막연한 혐오를 조장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국론 분열 현상은 대다수 국민이 외출을 자제하는 가운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두드러진다. 중국인 입국금지를 주장하면 "야당 지지자냐"라고 공격당하기 일쑤다. 일부 현 정권 지지자들은 '신천지 때문'이라는 논리를 확산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이 득세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코로나 확산이 중국과 정부 때문이라는 사람들과 맞서 싸우려면 논리가 필요하다"며 코로나 확산이 신천지 때문이라는 일부 뉴스와 유튜브 동영상 등을 공유하고 있다. 커뮤니티 내에서는 "신천지=새누리당=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이라는 논리를 퍼뜨리라"는 글도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중국대통령인가 한국대통령인가"라며 "문재인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자가 70만명을 넘었다. 곧 100만명도 돌파할 추세다. 사태 해결보다는 국론 분열현상만 커지고 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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