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사상 초유의 초중고 방학 연기....따라올 문제는? : 월간조선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 급속 확산으로 교육부가 전국 유치원 및 초·중·고등학교의 개학을 1주일 연기했다. 3월 2일인 개학이 3월 9일으로 늦춰졌다. 신학기를 일주일 늦출 경우 수업일수와 진도, 시험 등 학사일정에 적지않은 부담이 생긴다. 그만큼 이번 코로나19 국면이 심각하다는 의미다.

23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전국 유‧초‧중‧고등학교, 특수학교 및 각종학교의 개학을 2020년 3월2일에서 3월9일로 1주일 연기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21일까지도 맞벌이가정의 돌봄문제와 학사일정 등을 이유로 휴교 및 개학연기에 소극적이었으나 상황이 엄중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교육부는 개학 연기에 따라 학교의 수업일수는 여름 및 겨울방학 조정을 통해 확보하도록 했다. 유치원 법정 수업일수는 180일, 초·중·고등학교 법정 수업일수는 190일이다.
교육부는 향후 추가 개학연기 조치여부를 검토할 예정으로, 학교 휴업이 장기화될 경우 법정 수업일수의 10분의 1범위 내에서 감축할 수 있다. 이번 개학 연기는 학생과 교직원이 다 같이 쉬는 '휴교'가 아닌 '휴업'으로, 교직원은 출근한다.

문제는 중국 유학생이 많은 대학이다. 교육부는 중국 유학생이 대거 입국하는 이번주를 '집중관리주간'으로 정해 특별관리체계를 가동하기로 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입국이 예정된 중국 유학생 1만9000여명 중 1만여명이 이번 주에 들어온다. 중국 학생에게는 수강학점 제한 완화, 원격수업 인정 학점 확대, 한국방송통신대 콘텐츠 1학기 무료제공 등의 대책을 마련했다.

한편 학부모들은 교육부의 개학연기 결정은 반기고 있지만 유치원 및 초등학생 맞벌이가정의 돌봄문제와 중고등학교의 시험일정 등 학사일정 변동 가능성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또 학교가 쉬더라도 학원이 휴원하지 않을 경우 휴교 효과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는 유치원과 초등학교는 시설 방역을 강화한 뒤 긴급돌봄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며, 고용노동부의 ‘가족돌봄 휴가제’를 적극 활용과 여성가족부의 ‘아이돌봄 서비스’ 및 마을돌봄서비스 등과의 연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유 부총리는 “각 기업에서 가족돌봄 휴가제가 원활히 사용되도록 고용부 및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재원 대책까지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원에 대해서는 시도교육청이 학원에 휴원 명령을 내릴 근거가 없는 만큼 휴원 권고에 그치고 있다. 학원의 경우 휴원은 곧 교습료 손실로 이어지며 학부모와 교습료 논란이 일어날 수 있어 휴원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다. 중고등 학부모들은 "학교보다 더 좁은 공간에 오래 머무는 학원이 더 위험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미 대치동을 비롯해 유명 대형 학원들은 스스로 1~2주 휴원 결정을 내린 상태다. 초등생을 대상으로 한 심화학습으로 유명한 H수학학원은 "학업보다 건강이 우선으로, 24일부터 일주일간 휴원한다"는 문자를 학부모들에게 보냈다. 강남 일대 '빅3'로 불리는 영어학원 중 일부와 체인형식으로 운영되는 학원들 중 일부 역시 지난 주말 사이 학부모들에게 1주 또는 2주간 휴원한다는 안내문자를 보냈다.

대치동에 거주하는 한 학부모는 "학원 휴원은 수입과 직결되는 만큼 쉽지 않은 결정인데 유명 학원들이 휴원한다는 것은 이번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는 것 같다"고 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