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전쟁의 승패도, 안보의 힘도 혁신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이버안보체계를 마련하고 무인 전투체계와 자동화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전력 체계를 혁신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9년 10월 1일 대구 공군기지에서 열린 제71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문재인 정부는 국군사이버사령부를 사이버작전사령부로 바꿨다. 2012년 대선 당시 불법적으로 정치 댓글을 달아 논란이 됐다는 이유에서였다.

국방부 직속 사이버사령부가 국방부 장관의 지시에 따라 운영되면서 불법적으로 정치에 개입할 여지가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합참의장 지휘하에 운영되도록 해 정치 개입의 여지를 없앴다는 것이다.

그런데, 2012년 대선 당시 72만여 개의 댓글 중 문재인 대통령에 관한 댓글은 200여 개의 불과했다. 200여 개의 댓글이 문 대통령의 '낙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논리인데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올라가는 기사에 수천 개의 댓글이 달리는 시대다.

어쨌든 문 대통령은 사이버안보체계를 마련했다고 주장하고, 국방부는 국군사이버사령부를 사이버작전사령부로 바꿨지만, 북한의 사이버 공격은 계속되고 있다.

<조선닷컴>은 북한 해커 조직이 지난해 하반기 해킹 파일을 이용해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의 '스마트폰'을 해킹, 내부에 저장된 전화번호와 통화 내용, 문자메시지 등 개인 자료를 탈취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보안전문업체인 이스트시큐리티의 문종현 이사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북 해커 조직이 불특정 다수가 아닌 특정 개인이나 기업 등을 표적 삼아 PC나 스마트폰에 악성 코드를 심는 '스피어피싱(Spear Phishing)' 공격을 했다"며 "태영호 전 공사 외에도 국회의원 보좌관, 통일·외교 관련 언론인, 탈북민, 변호사 등의 PC나 스마트폰도 해킹됐다"고 밝혔다. 공격 주체는 2014년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을 해킹한 북한 해커 그룹인 '김수키'와 금성121 조직 등이 배후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재인 정부가 이름을 사이버작전사령부로 변경하면서 북의 사이버 공격에 대한 대응 메뉴얼도 바꾼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