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미국에서 화제가 된

한국 특전사의 혹한기 훈련모습

(출처; 네이버)

남자라면 한번쯤 겪어봐야 할 것 중에 하나가 바로 군대이다. 한국의 군대는 징병제로서 사지(四肢) 멀쩡한 남자라면 누구든지 가야 할 의무가 있다. 이 국방의 의무는 여성의 임신에 견줄만큼 참으로 대단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런데 필자의 나이 또래 남자들이 군대를 가야 할때가 되면 하나같이 입을 모은다. " 아 정말 가기 싫다." " 어떻게 하면 면제 받을 수 있을까?" " 어떻게 하면 그나마 쉬운 쪽으로 갈 수 있을까?" " 어떻게 하면 신체 등급을 더 낮은걸 받을 수 있을까?" 이런 것들이 바로 필자 나이 또래 남자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군(軍)에 대한 생각이다. 그리고 필자의 친구들 중에서도 신체검사에서 4급을 받은 아이들이 마치 스타라도 된 듯이 모든 남자아이들의 부러움에 대상이자 우상으로 내비쳐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유학생인 필자를 보고도 필자에게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국방의 의무가 없는 줄로 착각하고 " 난 네가 부럽다." 라고 말하는 필자의 친구들이 많지만, 필자는 엄연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국방의 의무를 다 할 책임이 있다.

과연 이렇게까지 군대(軍隊)를 가기 싫어 하는 혐오대상으로 인식되어 있는 현실이 좋은 것일까?

이렇게 남자들의 군대 기피(忌避)현상은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심화 되고 있다. 최근 신문 기사에도 병역비리 연예인들에 대한 기사는 물론, 병역기피를 위한 방법을 모색한 갖가지 범죄 행위도 적발되고 있다.

미국에서 오랜 생활을 해 온 필자는 미국의 군대(軍隊)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한국내에서 가지고 있는 이미지와 상당히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필자의 친구들 중에는 미국의 시민권을 가지게 된 한국인 친구들도 있는데 그 중에는 미국 군대에 지원을 한 친구도 있다. 그를 통해서 들은 미국 군대의 개념과 한국의 군대 개념에서 상당한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미국은 한국과는 달리 징병제(徵兵制) 가 아닌 모병제(募兵制) 이다. 즉 강제적으로 모든 남성이 가야 할 의무는 없다. 남성들 중에서 군에 입대를 원하는 사람에 한해서 군에 들어갈 수 있다. 이 징병제와 모병제는 그 나라의 특성상 달리 정해질 수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징병제 실정을 미국의 모병제와 견주는데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적어도 미국인들이 군을 바라보는 시각은 정확하게 다르다는 점을 필자는 말해주고 싶다.

미국내에서 군대를 다녀온 사람에게는 군대를 다녀오지 못한 자들에 비해 특권이 주어진다. 이 특권은 우리나라에도 해당된다. 우리나라도 직업군인의 경우 세금감면을 비롯한 국가가 운영하는 운송수단 비용을 감면해 주는등 여러가지 혜택이 있다. 이런 부분은 국가가 군인에게 해줄 수 있는 대접이다. 여기에 미국은 다른 국민들이 군인에게 대하는 대접이 추가가 된다. 이는 군인 자체를 애국자의 표본으로 여김은 물론, 그들에게 늘 감사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군인을 도우려는 성향이 짙다. 예를 들면, 취직을 하려고 이력서를 제출했을 시에도 군인경력 보유자가 미 보유자에 비해서 채택될 확률이 더 높다. 그 밖에도 미국 국민들이 군인을 우러러 본다는 점이 우리나라와는 다른 점이다.

이에 반해 한국은 피할 수 없기에 억지로 가야 하는 곳이 군대라는 인식이 거의 고정적으로 박혀 있다. 어찌보면 군대도 유학과 비슷한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문화를 배워 오는 또다른 장(場)일 뿐이다. 그러나 유학을 보낼때의 부모의 심정과 당사자의 주변사람들의 심정은 군대를 보낼때와 유학을 보낼때의 심정과는 많이 다르다. 2년 2개월 동안의 군복무 시간 동안 휴가라는 것이 있기에 다시 가족과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은 유학생들의 방학과 같은 것이요, 외국이라는 이국적인 장(場)은  곧 군대라는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기술과 교육을 받는다는 점 또한 똑같다.

이렇게 생각하면, 오히려 군대의 2년 2개월은 필자의 유학 생활처럼 길지는 않다.

이런 필자의 표현을 보고 어찌 군대와 유학이 같을 수 있냐고 반(反)할 사람도 있을지 모르지만 최소한 필자는 그렇게 생각한다. 미국인들 중에 군대에 갔다오지 못한 사람들이 군대를 갔다온 사람들을 보고 하는 말 중에 하나가 있다. " 그들은 최소한 국가를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 자들이다." 라는 말이다.

그렇다. 군대는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나의 조국, 대한민국을 위해 최소한의 애국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이런 기회를 어찌 그리도 못 마땅하게 생각 할 수 있을까? 예전에 미국의 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가 남긴 유명한 연설의 일부 중 이런 구절이 있다.

" 국가가 나를 위해 무엇을 해 줄 것인가 기다리지 말고, 내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보라." 라는 이 구절이 당시 미국의 애국심을 끌어 모으는데에 크게 한 몫 했었다.

우리는 한번쯤 돌이켜 봐야 한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대한민국을 위해 한것이 무엇인지를. 우리는 우리의 입이 마르고 닳도록 외워온 국기에 대한 맹세를 되세겨 봐야 할 것이다. 이제는 생각 할 필요조차 없이 입에서 저절로 나오던 그 맹세의 구절을. " 나는 자랑스런 태극기 앞에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 합니다."

과연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내 몸과 마음을 바쳐 다 하겠다던 충성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봐야 한다.

민주주의 자본국가 체제 아래 전 국민의 두명 중 한명이 2002년 월드컵때 뭉쳐졌다. 전 세계 어디를 둘러보아도 공산주의 국가가 아닌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런 일을 성사 시킨 나라는 대한민국을 제외하고 단 한 나라도 없다. 한날 한시에 모두가 빨간색 티셔츠를 자발적으로 입고 모여서 " 대~ 한민국!" 을 외친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이다. 우리는 그때의 그 순간 서로 얼싸 안고 눈물 흘리며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애국(愛國)이라는 느낌을 느꼈다. 바로 그 마음, 그 애국의 의지가 축구 경기에서만 끝날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국방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혹자는 평화를 외친다. 혹자는 전쟁을 나쁘다고 말한다. 하지만 평화는 전쟁이 있지 않고서는 그 존재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다. 지구상에 전쟁이 아예 없었다면 평화라는 말 자체가 있을 수가 없다. 그리고 설사 우리나라만 평화를 위해 군을 없앤다면 평화의 의미는 무의미하다. 전세계 모든 국가들이 군대를 없앤다면 우리나라도 없앨 수 있고 그럴만한 가치가 있지만 타 국가들이 군대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에서 우리나라만 독보적으로 군을 없앤다는 것은 " 여기를 공격하시오." 라고 하는 것이다.

군대는 전쟁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국가를 지키는 없어서는 안될 국가의 대문인 것이다. 이는 마치 우리집에 대문을 없애는 것과 같다. 우리집에 대문이 없다면 도둑이 들어온 들, 강도가 들어온들 어찌 막을 수 있을까?

선(善)이 존재하는한 악(惡)이 존재하는 것이고, 악(惡)이 존재하는한 선(善)이 존재하는 것이다. 따라서 적(敵, enemy)이 존재하기에 군(軍)이 존재하는 것이다.

우리는 군대를 가는이에게 이런 말을 들려주곤 한다." 피할수 없다면 즐겨라." 물론 이 말에도 뜻이 있고 일리가 있다. 징병제에서 피할 곳은 없다. 그러니 차라리 즐겨라. 그러나 필자는 이렇게 생각한다. 애초에 피하려고 말고 받아들이라고. 궁지에 몰린 쥐가 되지말고 쥐를 궁지로 몰고간 고양이가 되라는 것이다.

필자는 군대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군대라는 새로운 장(場)에서 새로운 것을 배울수 있는 기회를 생각한다면 나쁠것이 하나도 없다. 필자의 외국인 친구 중에 하나는 이런 말을 필자에게 한 적이 있다. " 너희는 징병제이니 남자는 모두 군대를 가야하지? 난 네가 부럽다." 그래서 필자는 왜냐고 묻자, 그가 말하길 " 너희는 군대에 가서 총을 쏴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니깐."

물론 그가 필자가 부럽다고 한 이 말은 어찌보면 앞뒤 재보지 않고 함부로 말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만, 차라리 그 필자의 친구처럼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의 장(場)만 있다고 생각한다면 필자가 그 친구에게 있어서 부러움의 대상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되었다.

필자가 아는 군가(軍歌)구절중에 하나가 " 부모 형제 나를 믿고 단잠을 이룬다." 라는 구절이 있다. 실로 우리들을 믿고 잠을 이루는 대한민국 국민들을 생각하면 그 뿌듯함을 이루 말 할 수 없을것이다.

군대를 통해서 잃는 것은 없다. 다만 군대를 통해 애국(愛國), 애족(愛族)의 기회를 얻은 것이고, 새로운 생활 습관은 물론이며, 새로운 인맥을 쌓을 것이며, 사회에 발을 내 딛는 젊은이로서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얻은 것이다.

더 이상 우리는 군을 두려워 할 이유도 군을 피해야 할 이유도 없는 것이다.

이렇게까지 이땅의 남성들이 군(軍)을 회피하게 만든데에는 언론과 정치계의 일관되지 못한 태도와 이미 군대를 갔다 온 사람들이 심어준 잘못된 선입견도 한 몫을 했다고 본다. 또한 21세기에 걸맞도록  대한민국의 군의 발전이, 미국의 군대 광고처럼 젊은이들이 가고 싶어하는 선망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날 이 오기를 기대한다.

필자 역시 군대를 아직 갔다오지는 않았으나, 필자는 후에 학사장교로서 3년간의 복무 생활을 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의 징병제는 아직도 많은 선진국들의 부러움의 대상이다.

워싱턴 D.C 통신원; 김동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