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갭투기 비난받은 이낙연 "강남 집 팔겠다"했더니 부동산카페 반응이.... : 월간조선

이낙연 전 총리(사진)가 4.15 총선 출마를 위해 강남 집을 전세주고 종로에 전셋집을 얻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낙연이야말로 문재인 정부가 말하는 적폐"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이 전 총리는 현재 시가 20억원이 넘는 집을 25년전부터 보유하고 있지만 20년동안 그 집에 살지 않았다.

정부는 작년 12.16 대책을 통해 9억원 이상 주택 소유자의 전세대출을 전면 금지하면서 "집은 투기는 물론 투자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면 전세주고 전세사는 일을 막을 것"고 밝힌 바 있다. '대전족'(자녀 교육울 위해 다른 지역 집을 두고 대치동에 전세사는 가족)의 길이 막힐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앞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총선에 출마하려는 사람 중 다주택자는 실거주 주택만 빼고 모두 판다고 서약하라"고 했고, 청와대 김상조 정책실장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솔직히 강남을 잡으려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부의 부동산대책 기조에 따르면 이 전 총리는 20년동안 거주하지 않는 강남 집을 팔지 않고 보유해 원래 집값의 몇 배 이득을 본 명백한 '적폐'다.

이 전 총리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 동아아파트를 25년째 보유하고 있다. 이 총리는 16~19대 14년간 (2000~2014) 전남지역 국회의원이었으며 2014년엔 전남도지사에 당선됐고, 2017년 국무총리가 됐다. 주소지는 전남지역 국회의원과 전남도지사 시절엔 전남이었고 총리 시절엔 공관이었다. 이 아파트에는 20년간 거주하지 않은 것이다. 비워놓은 적도 있었고, 한때 아들 부부가 살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전 총리가 보유한 32평형의 매매가는 약 19억원이며, 현재 부동산에 나와있는 같은 평형 매물은 20억원 이상이다.

이 전 총리는 종로 지역구 출마를 위해 종로구의 고가아파트인 '경희궁자이'에 전세로 이사할 계획이다. 12.16 대책에 따르면 9억원 이상 주택을 보유한 사람은 전세대출을 받을 수 없다. 경희궁자이 전세보증금은 약 9억원인데, 공직자재산신고에 따르면 이낙연 전 총리가 보유한 예금 등 현금은 약 5억원이다. 이 전 총리는 12.16 대책에 따르면 전세대출을 받을 수 없는 '고가주택 보유자'다. 만약 이 전 총리가 12.16 대책 발표 후 대출금지 시행일인 올해 1월 20일 이전에 전세대출을 받아 이사한다면 편법을 사용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이 전 총리는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종로구 아파트를 전세계약했더니, 어떤 언론이 전세자금 출처를 의심하는 보도를 냈다”며 “1994년부터 살아온 제 아파트를 전세 놓고, 그 돈으로 종로 아파트에 전세로 들어간다”고 밝혔다.

잠원동 동아아파트.

그러나 이 글이 공개되며 즉시 "동아아파트는 1999년에 완공됐고 등기는 2002년"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곳은 1999년 완공됐지만 외환위기 이후 건설사(동아건설)와 조합간 문제로 소유권보존등기가 난 것은 2002년이다. 등기는 물론 완공일시와 이 총리가 말한 1994년은 큰 차이가 있다.

동아아파트는 24, 26, 32평형으로 구성돼있다. 트리플역세권(지하철 3,7,9호선) 등 교통의 요지로 꼽히는 입지에 소형단지 위주인 잠원동에서는 대단지에 속하는데다 최근 몇 년 간 리모델링 조합이 설립되는 등 호재가 이어져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 총리측은 20일 “종로에 살다 1994년 강남으로 이사해 잠원동 아파트 전입 시기를 혼동했다”면서 “지금 아파트는 팔리는 대로 팔겠다”고 해명했다.

해당 아파트에 1994년부터 살았다는 거짓말이 고의적인지 실수인지 판단할 수는 없지만 이 거짓말 외에도 국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이 전 총리가 당당하게 하려 했던 '전세 놓고 전세 간다'는 행동이 정부가 추진하는 부동산대책의 방향과는 정반대의 행동이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부동산커뮤니티의 회원들은 이 전 총리에 대해 "정부가 전세주고 전세사는 건 투기라고 했는데 결국 이낙연과 종로구 집 주인 모두 투기세력", "전직 총리에 총선 나오겠다는 사람이 갭투기를 조장하나", "살지(live) 않는 집 사는(buy) 건 전부 투기라더니 총리가 20년동안 투기를 하고 있었다"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이 총리가 집을 팔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대통령이나 장관처럼 비서나 동생한테 팔고 쇼하는 것 아닌가", "비싸게 내놓고 팔리지 않는다고 할 것"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실제로 현재 부동산시장은 널뛰는 정부 정책을 주시하며 매수세가 가라앉은 상황이어서 20억 이상의 고가주택이 4월 총선 전 거래될 가능성은 적다. "국민 전부를 무주택자화하려는 정부의 음모"라는 씁쓸한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