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중권씨. 조선DB.
진중권씨는 좌파진영의 대표 논객이자, 달변가다. 그에게 두 번 놀란 적이 있다.
처음이 2012년도 였다. 진씨는 2012년 11월 11일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고문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주제로 사망유희 토론 대결을 펼쳤다.
토론후 진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지금 돌아왔습니다. 변희재가 오늘은 토론 준비를 철저히 해왔더군요. 팩트에서 밀렸습니다. 아무튼 오늘만은 그 친구를 칭찬해주고 싶습니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진씨가 패배한 것이 아니라는 의견도 많았지만 그는 자신의 패배를 인정(認定)했다.
진영을 떠나 소위 논객, 정치평론가라는 사람들이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게 현실이다.
두 번째는 '조국 사태' 때 였다. 진씨와 조국 전 법무장관은 절친이었다.
진씨는 '조국 사태'와 관련 "진보가 거의 기득권이 돼버렸다는 느낌이 든다"며 "윤리적으로 완전히 '패닉' 상태가 됐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에 대해 "짜증나는 놈이다. 공부도 잘하고 키도 크다. 그렇다면 성질이라도 나빠야 신은 공평할 텐데 너무 착하다. 교수 논문에 대한 인용 지수 보면 1등이다"고 특급 칭찬을 늘어놓던 그였다.
진씨가 같은 진영에서 린치를 당하면서도 조국 가족의 표창장 위조 진상을 폭로한 것은 '인정'할 줄 아는 자신의 가치관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19일 진씨가 동양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를 진 교수가 아닌, 진씨라고 표현한 이유다. 사표를 낸 구체적인 이유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이런 글을 남겼다.
"오늘 마지막 수업 마치고 미리 써놓았던 사직서를 냈다"고 밝혔다. 그가 함께 올린 사직서에는 "본인은 일신상의 사유로 2019년 9월 10일자로 사직하고자 하오니 수리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적혀 있다. 또 최종 근무일은 2019년 12월 31일로 기재됐다.
진씨가 사직서를 작성한 날짜인 지난 9월 10일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논란이 뜨거웠을 때다. 최성해 동양대 총장은 조 전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딸의 동양대 표창장을 위조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직후였다.
"내가 돈이 없지, ‘가오’(얼굴을 뜻하는 일본어로 체면이나 자존심을 뜻한다)가 없나. 이젠 자유다!"라는 글도 남겼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의 동양대 총장 명의 표창장 위조 의혹과 관련된 내용을 폭로한 동양대 최성해 총장도 면직 위기에 처했다. 교육부는 최 총장의 "허위 학력이 확인됐다"며 동양대에 최 총장의 면직을 요구했다.
최 총장의 임명 과정 등을 문제 삼아 이사직도 박탈하기로 했다. 교육부가 사립대학 총장을 상대로 내릴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조치다. 이번 조치는 교육부가 학위 위조를 이유로 총장 면직을 요구하는 첫 사례다.
문재인 대통령의 친구라서 울산시장에 당선됐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송철호 시장은 후보 당시 이렇게 외쳤다.
"부패·무능에 잇속만 챙기는 정부는 청산하고 다수 시민이 주인이 되는 시대, 파란 옷 입은 민주당 후보가 새 정부 맡아야 한다."
본인은 물론, 자신 진영의 부패, 무능에 대해 인정했다면 부정선거 의혹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