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으로 재미 본 문재인 정부, '송병기 수첩'으로 발목 잡히나 : 월간조선

‘국정농단’ 사건에선 ‘안종범의 업무수첩’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에 대해선 ‘이팔성의 비망록’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구속시키는 데는 ‘이규진의 업무수첩’이 있었다.

검찰은 피고인이 범행에 관여, 개입했는지를 직접 증명하지 못할 때 간접적으로 범행 사실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통해 유죄를 이끌어냈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임명한 김명수 대법원장. 그 ‘김명수 대법원’의 전원합의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상고심 선고에서 박 전 대통령의 지시 내용 등을 담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무조정수석의 업무수첩이 갖는 증거능력을 일부 인정했다.

청와대의 하명 수사 및 선거개입 의혹 사건을 살피는 검찰에 도움을 준 것은 송철호 현 울산시장의 참모였던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업무수첩이라고 한다.

업무수첩에는 ‘2018년 3월 BH 회의’라는 문구와 함께 이모 당시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의 이름이 적혔다고 한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가 치러지기 3개월여 전이다. 검찰은 송 시장 측이 청와대와 접촉해 울산시장 선거공약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정책 사항 등을 파악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추미애 법무장관 후보자는 민주당 대표시절인 2018년 2월 14일 최서원(순실)씨 1심 선고에서 이른바 ‘안종범 수첩’의 증거 능력이 인정됐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항소심에서는 증거 능력이 인정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이 부회장에 대한 2심이 얼마나 비상식적이고 편향적이었는지 알 수 있다”며 “삼성 공화국만큼은 포괄적 뇌물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반칙 예외가 있다는 것을 유감으로 밝힌다”고 했다.

안종범 수첩의 증거능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항소심에서 인정되지 않았다고, 비판한 정부 여당 핵심관계자들은 '송병기 수첩'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