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보니하니> 유튜브 라이브에서 '당당맨' 최영수(오른쪽)가 채연(가운데)을 떄리려는 몸짓을 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캡쳐
미성년자 출연자에 대한 폭력 및 성희롱 의혹이 불거진 EBS 프로그램 <보니하니>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EBS가 해당 출연자들의 출연정지를 약속했지만 시청자들은 "EBS가 사태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고 변명만 하고 있다", "피해자에게 사과가 먼저"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도 진상규명 요구 청원이 올라왔다.
<보니하니>는 10대들에게 인기가 높은 프로그램으로, 남성 MC 보니(의웅)와 여성 MC 하니(채연)가 진행자다. 이 프로그램의 코너에 출연한 개그맨들이 하니를 상대로 폭력과 성희롱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0일 <보니하니>의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당당맨' 최영수는 채연이 팔을 붙잡자, 손길을 뿌리치며 주먹을 휘두르는 듯한 동작을 했다. '먹니' 박동근이 채연에게 욕설하는 영상도 공개됐다. "하니(채연)는 좋겠다. 의웅이(보니 역할의 남자가수)랑 방송해서. 잘생겼지. 착하지. 리스테린 소독한X, 독한 X"이라며 성희롱 의미가 담긴 욕설을 한 것이 영상에 담겼다. 리스테린은 구강청결제의 상표명으로, 유흥업소에서 원래 용도와 달리 흔히 쓰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난이 이어지자 EBS는 11일 입장을 내고 "어제 <보니하니> 라이브 방송에서 많은 분들이 걱정하는 출연자 간에 폭력은 발생하지 않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일하고 있는 생방송 현장에서 폭력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은 전혀 없다. 출연자와 현장 스태프 모두 확인한 사실"이라며 "매일 생방송을 진행하며 출연자들끼리 허물없이 지내다보니 어제는 심한 장난으로 이어졌다. 당분간 보니하니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중단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겠다. 양해 부탁드린다"고 청했다.
그러나 EBS가 내놓은 입장에 시청자와 네티즌들은 더욱 분노했다. 온라인커뮤니티와 포털뉴스 댓글 등에서 네티즌들은 "누가 봐도 폭력과 성희롱인데 이를 감싸는 회사를 이해할 수 없다", "변명할 게 아니라 피해자에게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닌가", "펭수(EBS 캐릭터)가 쌓아놓은 EBS 인기가 무너지고 있다" 등 비난을 쏟아냈다.
EBS는 11일 다시 입장을 내고 최영수와 박동근의 폭행·성희롱 의혹을 사과하고 두 사람을 출연정지시키겠다고 밝혔다. EBS는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비상 대책회의를 열고 모든 프로그램 출연자 선정 과정을 전면 재검토, 프로그램 관계자 징계, 제작 시스템 정비 등을 통해 향후 유사 사항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작 전반을 엄중히 점검·개선하겠다"고 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