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태'가 바꾼 대학입시.... 서울 주요대학 정시 40%로 확대 : 월간조선

서울 주요 16개 대학의 수능위주 전형 선발(정시) 비중이 40% 이상으로 확대된다. 자녀 입시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태 이후 갑자기 나온 졸속 정책이라는 비난이 나온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28일 서울종합청사에서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2023년 입시(현재 중3 대입)부터 정시 비중이 확대되고 논술과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비교과활동 및 자기소개서(자소서)도 폐지된다. 2002년 수시와 정시가 분리되면서 수시가 본격화된 지 20여년만에 수능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작년 8월 국가교육회의에서 정시 비중을 30%로 정한지 1년만에 이같은 정책이 나온 것은 '조국 사태' 때문이다. 조 전 장관 부부가 딸의 입시에 문서조작 등으로 관여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월 22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정시 비중 확대를 발표했다.

교육부가 발표한 이번 방안의 핵심은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를 비롯해 서울 시내 16개 대학을 지목해 2023학년도까지 수능 위주 전형 비중을 40% 이상으로 높이는 것이다. 이를 따르지 않는 대학은 재정지원에서 배제한다는 방침이다.

정시 확대 대상은 서울 소재 대학 중 학생부종합전형(학종)과 논술 비중이 45% 이상인 곳으로 건국대·경희대·고려대·광운대·동국대·서강대·서울시립대·서울대·서울여대·성균관대·숙명여대·숭실대·연세대·중앙대·한국외대·한양대다.

이들 16개대의 수능 위주 전형 선발 비율은 평균 29%로 이들이 정시 비중을 40%로 늘릴 경우 정시 선발 인원은 총 5625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들 대학이 대부분 논술전형 비중이 10% 안팎이어서 수시 비중을 줄이기보다는 논술전형을 없애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교육부 안은 정시 확대와 함께 학종도 대거 손봤다. 학생부에서는 학교 정규 교육과정 이외의 비교과 활동을 폐지한다. 현 중3까지는 비교과 활동의 일부만 기재할 수 있게 하고 중2부터는 완전 폐지한다. 중2부터 수상실적, 독서활동, 자율동아리 활동, 개인 봉사활동 등은 대입에 반영되지 않는다. 자기소개서도 중3은 문항을 축소하고 중2부터 아예 폐지된다.

이는 조국 사태로 입시에서 '부모의 영향력'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높아진 현상을 인식한 것이다. 그러나 "문제가 생겼다고 해서 바로 입시제도를 뜯어고치면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들의 몫"이라는 비난도 나온다.

교육계에서는 정시 비중이 높아지면서 학생들이 수능에 유리한 고교를 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강남·목동 등 '교육특구'의 일반고, 2024년까지는 존속하는 자사고·외국어고로의 쏠림이 심화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