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사진)가 내년 4월 한국의 총선 전에는 북미 정상회담을 열지 말아 달라고 미국 측에 요청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청와대와 여권이 "국익보다 당리당략이 우선이냐"라고 반발하고 나선 가운데 야권은 "선거에 영향을 주는 일인 만큼 가짜 평화쇼에 이용당하지 말라는 의견을 전달한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나 원내대표는 전날 비공개로 열린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미국측에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내년 4월 총선 전에는 미국-북한 정상회담을 열지 말아 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미국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 20일 방위비 분담금협상과 관련, 여야 원내대표들과 함께 미국을 찾았고 이 때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에게 이같은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 원내대표가 이같은 입장을 보인 이유는 지난 2018년 지방선거를 하루 앞두고 싱가폴에서 1차 미북정상회담이 열리면서 선거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판단 때문이다.
나 원내대표가 이같은 입장을 보인 이유는 지난 2018년 지방선거를 하루 앞두고 싱가폴에서 1차 미북정상회담이 열리면서 선거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판단 때문이다.
나 원내대표는 "지금 민주당은 외교안보를 포함해 모든 것을 내년 총선에 올인하고 있으며 이번 3차 미북회담마저 또다시 총선 직전에 열릴 경우 대한민국 안보를 크게 위협할 뿐 아니라 정상회담의 취지마저 왜곡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와 여당은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논평을 통해 "경악할 일"이라며 "당리당략이 한반도 평화보다 우선할 수 있느냐"고 했고,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국민의 안위와 관련된 일조차도 '정쟁의 도구'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에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나 원내대표는 논란이 확산되자 "볼턴 전 보좌관이 방한했을 때 그런 우려를 전달했을 뿐"이라며 "이번 방미때 이야기한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발언을 들은 의원들이 오해를 했다는 취지다.
자유한국당도 논평을 통해 "나 원내대표가 지적한 것은 비핵화와는 무관한 시간 끌기용 이벤트, 총선용 가짜 평화쇼를 경계했을 뿐"이라며 "지극히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문제제기"라고 반박했다.
또 이만희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문 대통령을 겨냥해 "엄연한 우리 국민인 북한 주민 2명을 강제 북송시킨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맞는가. 연평도 포격 9주기에 맞춰 해안포 발사를 해 오고, 숱한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 앞에 한마디 경고도 못하는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민의 대통령이 맞는가"라고 지적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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