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을 기피했다며 비난받고 있는 가수 유승준(사진)씨가 국내에 입국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법원은 유씨에게 비자를 발급하지 않은 외교당국의 처분은 취소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서울고법 행정10부(재판장 한창훈)는 15일 유씨가 주로스엔젤레스 총영사관을 상대로 낸 재외동포비자(F-4) 발급 거부 처분 취소 소송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에서 "총영사관이 유씨에게 한 사증 발급 거부 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이번 판결로 인해 유씨는 비자 발급 여부를 다시 심사받을 수 있게 됐다. 다만 로스엔젤레스 총영사관이 재상고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또 유씨가 다시 비자 발급 신청을 하더라도 로스엔젤레스 총영사관이 기존과 다른 이유로 발급을 거부할 여지도 있다.

1990년대 말 댄스가수로 인기를 끈 유씨는 2002년 1월 돌연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이 면제됐다. 법무부는 그해 2월 입국 금지 조치를 내렸다. 법무부는 출입국관리법 규정 중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는 외국인에 대해서는 법무장관이 입국을 금지할 수 있다는 조항을 적용했다. 유씨가 입국해 방송·연예활동을 할 경우 병역 의무를 수행하는 국군 장병들의 사기를 낮추고 병역기피 풍조가 퍼질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유씨는 지난 2015년 9월 로스엔젤레스 총영사관에 재외동포 비자를 신청했다가 거부당하자 국내 법무법인을 통해 소송을 냈다.

1심과 2심은 총영사관의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지만,  대법원은 이 같은 하급심 판단이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비자 발급 거부 처분이 재외공관장에 대한 법무장관의 지시에 해당하는 입국금지 결정을 그대로 따른 것이라고 해도, 적법성이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글=월간조선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