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태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사진=국정리더십포럼.
조태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은 24일 오후 사단법인 국정리더십포럼(상임대표 정호윤) 초청 특강에서 '9·19 남북군사합의'에 대해 강력히 비판했다.
조 전 차장은 이날 "어떤 생각을 가지고 (9·19 남북군사합의를)했는지 묻고 싶다"며 "서해 평화수역의 정확한 경계선을 정하기도 전에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 평화수역 조성'에 합의했다. 참 희한한 합의"라고 했다.
그는 이어 "공개된 합의문을 보면 본문만 20페이지(전체 55페이지)가 넘을 만큼 방대하다"면서 "이렇게 방대한 군사합의는 처음 본다. 3번 만나서 협상 타결했다는데 기적이라고 본다"고 했다.
조 전 차장은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대해서도 "표적기를 띄울 수 없게 돼 대공사격 훈련을 할 수 없게 됐다. 우리나라에게는 불이익"이라면서 "북한 장사정포를 무력화 시킬 수 없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실제 해병대가 9·19 군사합의 이후 백령도와 연평도에 배치된 천무 다연장로켓의 사격 훈련을 한 번도 실시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군은 지난 2017년 북한에 비해 열세인 서북 도서 지역의 화력 보강을 위해 천무를 도입했다. 최대 사거리 80㎞인 천무로 북한 장사정포를 무력화하겠다는 차원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9·19 남북 군사합의는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크게 완화시켰다. 판문점 비무장화를 포함한 남북 간 군사적 신뢰 구축이 비핵화 대화의 우호적 환경이 되고 있다"고 하지만, 김정은은 비핵화할 생각이 전혀 없다.
조 전 차장은 “김정은은 핵 개발을 자신의 첫 번째 업적으로 자랑을 많이 하고 있다”면서 “핵을 포기하면 내부 반발이 심해질 것이고, 김정은이 체제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닥칠 것”이라고 했다.
조 전 차장은 <주간조선> <월간조선> 'TV 조선' 등에서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함박도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 때(박근혜 정부)는 함박도에 북한의 군 시설이 들어서지도, 들어설 그 어떠한 움직임조차 없었다"면서 "정부가 방치하고 있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울 출신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조 전 차장은 외무고시 14회로 외교부 북미1·2과장과 북미심의관, 북미국장 등을 역임한 ‘북미통’이다. 2005년 북한 비핵화를 명시한 9·19 공동성명이 합의됐을 때 북핵외교기획단장(북핵전담 대사) 겸 북핵 6자회담 차석대표였다. 박근혜 정부 들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겸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 외교부 1차관,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1차장 등을 역임했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