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이부진-임우재 이혼 판결, 임우재에 "141억원 지급하라" 액수 근거는? : 월간조선

법원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남편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의 이혼소송에 "두 사람은 이혼하고 재산분할로 (이 사장이) 임 전 고문에 141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부진 사장의 재산 규모는 1조5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재산분할 기준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고법 가사2부(김대웅 부장판사)는 26일 이 사장과 임 전 고문의 이혼소송 항소심에서 "두 사람은 이혼하고, 재산분할을 위해 임 전 고문에게 141억여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자녀의 친권·양육권은 1심과 같이 이 사장에게 주되, 임 전 고문의 자녀 면접 교섭 기회를 추가했다. 면접 횟수를 월 1회에서 2회로 늘리고, 명절과 방학 시기에 관한 내용도 포함했다.

통상 장기간 결혼생활 후 이혼시 재산분할은 결혼 기간 공동으로 노력해 형성한 재산(공동재산)이 대상이며, 이에 대한 기여도를 따지게 된다. 최근 판례에 따르면 전업주부의 경우에도 가사노동과 자녀 양육 등을 기여로 인정, 최대 50%까지 재산분할을 명령하기도 한다.

임우재 전 고문은 당초 혼인 기간이 오래 됐으며 본인도 삼성 임원으로 재산 형성에 기여했음을 주장하면서 배우자 재산의 절반을 재산분할로 요구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 사장의 재산 형성이 특수한 경우임을 감안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임 전 고문이 받게 되는 141억원은 이 사장 총 재산의 0.9%에 해당한다.

법원 판결에 따르면 임 전 고문의 경우 이 사장의 재산 중 부부 공동형성재산의 비중이 크지 않다. 이 사장의 재산은 대부분이 삼성물산 등 삼성그룹 관련 주식으로, 상속이나 증여 등으로 취득한 재산인 만큼 재산분할대상이 아니다.

현재 삼성 주식을 제외하고 평가된 이 사장의 재산은 700억원 정도로, 따라서 재산분할액은 이 부사장 총 재산의 0.9%에 해당하는 액수가 인정된 것이다.

1심은 평가재산 570억원에 재산분할 15%로 86억원으로 결정했지만, 2심은 평가재산 700억원에 분할비율 20%로 1심과 2심의 액수 차이가 나게 됐다.

임 전 고문측은 결혼 기간이 10년 이상이거나 특유 재산 형성에 기여가 어느 정도 인정될 경우 특유 재산도 재산 분할 대상으로 삼는 최근 법원 판례를 들어 재산 분할 규모를 대폭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법원은 두 사람은 1999년 결혼해 결혼 기간은 20년이지만 10년 이상 별거를 해 온 만큼 임 전 고문의 재산 기여도가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임 전 고문측은 판결 내용을 인정하기 힘들다는 입장으로, 조만간 상고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