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검사가 각종 의혹에 싸인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임명에 대해 정면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임무영 서울고검 검사는 9월 4일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 올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하여'라는 글을 통해 “조국 후보자는 사퇴하고 수사를 받으라”고 촉구했다. 임 검사는 서울대 법대 82학번으로 조국 후보자와 동기이다.

임 검사는 이 글을 시작하면서 “이프로스에 들어와 보고 정말 깜짝 놀랐다. 이렇게 아무 언급이 없을 줄은 몰랐다. 어차피 조국 후보자가 장관으로 임명될 테니, 장관한테 밉보여서 괜히 손해를 자초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으로 이러는 거라면 참으로 실망스럽다”면서 “이러고도 검찰이 정의를 논할 자격이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임 검사는 조국 후보자의 대표적 의혹으로 자녀의 입시비리, 웅동학원 관련 토지매매대금 포탈, 사모펀드와 투자금 의혹 등 세 가지를 꼽으면서 “과거의 다른 후보자들이라면 그중 한 가지 정도의 의혹만으로도 사퇴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조 후보자가 민정수석 시절 인사검증을 담당해 장관후보자가 되었다 사퇴한 분들 가운데 안경환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비롯해 조 후보자보다 더 무거운 의혹을 받았던 분들은 없다. 아니, 그 분들에게 쏠렸던 의혹들을 모두 합해도 조 후보자 혼자 야기한 의혹보다는 가벼울 것 같다”고 꼬집으면서 “그런데도 조 후보자는 사퇴는커녕, 검찰개혁이 자신에게 맡겨진 짐이라며 검찰 수사를 받는 법무부장관이 검찰을 개혁함으로써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들겠다고 순교자적인 다짐을 합니다. 이게 과연 가능한 일인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임 검사는 “조 후보자에 대해서는 다수의 의혹이 제기되었고, 법무부장관이란 누가 보더라도 수사에 영향을 주지 않겠다는 말을 믿을 수 없는 자리인 만큼 기존에 장관으로 재임 중이었다 해도 사퇴하는 게 옳다”면서 “하물며 사퇴가 아니라 새로이 법무부장관으로 취임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비판했다.

조 후보자는 “더 이상 다른 공직을 탐하지 않겠다고 하기 전에, 우선 법무부장관이라는 공직부터 탐하지 말고 자연인의 입장에서 검찰 수사에 임하여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