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간 반동안 "나는 몰랐다" 변명만... 알맹이 없는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 '기자간담회' : 월간조선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아닌 '기자간담회'가 2일 국회에서 열렸다. 애초 여야가 2~3일에 인사청문회를 열기로 합의했지만 가족증인채택여부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조 후보자와 더불어민주당이 전격적으로 간담회를 연 것이다. 국회 청문회 지연을 이유로 후보자가 직접 간담회를 열어 소명에 나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2일 오전 자유한국당이 "가족증인요청을 양보할테니 절차를 거쳐 청문회를 열자"고 제안했지만 민주당과 조 후보자측은 이날 오후 3시에 기자간담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기자단이 준비 미흡을 이유로 난색을 표현했지만 민주당측은 3시 30분에 간담회를 강행했다.

국회 본청 246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는 기자와 국회, 정당 관계자 등 150여명이 자리를 채웠고 사회는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이 맡았고, 민주당 박주민 최고위원과 이해식 대변인, 박찬대 원내대변인 등이 현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지켜봤다. 이날 오후 3시 30분에 시작된 간담회는 8시간 20분간 진행됐고, 100번째 질의가 마무리된 3일 오전 2시 16분에 끝났다.

조 후보자는 기자간담회를 시작하면서 "국민 여러분께 죄송합니다. 과분한 기대를 받았음에도 큰 실망을 안겨드렸습니다"라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기자들은 조 후보자 딸 논문과 입시 특혜 의혹 및 장학금 문제, 조 후보자 배우자와 자녀가 투자한 사모펀드, 각종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 등과 관련해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조 후보자는 특히 딸 논문이나 사모펀드 투자 등 핵심 의혹에 대해서는 불법은 없었거나 관여한 바가 없다고 부인했다.

-딸 외고 재학시절 논문 제1저자

"당시엔 그 과정을 상세히 알지 못했다"며 "지금 보니 딸아이가 '제1저자'가 된 게 좀 의아하다. 제1저자와 2저자 판단 기준이 느슨하거나 모호하거나 책임교수의 재량에 많이 달려있었던 것 같다."

-논문지도교수 아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인턴

"저와 배우자는 장 교수 전화번호도 모르고 연락도 한 적 없다. 자녀 역시 이름도 얼굴도 모른다."

-딸 고려대 입학 논란

"당시 고대 글로벌 전형은 어학을 중심으로 선발했고, 여기엔 단국대 논문이 제출되지 않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입학사정관제도 들어오고 언론이 권장했던 '인턴십 프로그램'을 따라 했던 것이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장학금

"딸이 장학금을 신청한 적 없다. 서울대 동창회 측으로부터 선정됐다고 연락을 받았을 뿐이다."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장학금

"(장학금 수령 사실을) 알았다면 애초에 받지 않도록 했을 것이다. 부산대 의전원에서 장학금 지급에 전혀 불법이 없었다고 공식 발표를 했다."

-웅동학원 관련 논란

"동생이 공사를 했는데 대금을 못 받아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개인적 불만이 있었다"며 "그 뒤로 (동생이) 소송을 제기한 문제와 관련해 웅동학원 일은 제가 관여를 안 했다."

-위장전입 의혹

"1998년 3월에 입국했다가 4월에 (영국으로) 갔다. 아이 둘은 부산 부모님께 맡겼다"고 정정했다.

-딸 주민등록 생년월일 변경

"선친께서 고향에서 신고했다고 말했다. 제가 돌아가신 아버님께 물어보겠다. 제가 어떻게 답변을 해야 되느냐."며 답답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동생 부부 위장이혼

"이혼하면 관계를 딱 끊고 원수처럼 살아야 하나"라며 "제 동생도 자기 아들에게 너무 미안한데 안 보러 가야 하나. 이런 점을 좀 양해해달라."

조 후보자는 "비난과 야유, 공격을 받더라도 할 일을 하고 시민으로 돌아가겠다"며 "현 시기 법무부 장관이 해야 할 일은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를 실현하는 것으로 권력기관 개혁과 공정한 법질서 확립이 그것"이라고 정면돌파 의지를 보였다.

그는 사퇴 의향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장관이 될지 안 될지 모르겠다. 만신창이가 됐지만 할 수 있는 데까지 다 해보겠다"며 "지금 시점에서 거취표명 얘기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결국 8시간 20분에 걸쳐 속시원히 해명된 것은 없었다. 조 후보자는 '여배우 스폰서'와 '딸 포르쉐' 등 자극적인 소문에만 가짜뉴스라고 반박했고, 실체가 밝혀진 각종 의혹에 대해서는 "나는 몰랐다", "불법이 아니다"라는 입장으로 일관했다.

국회 인사청문회는 증인출석권과 자료제출권이 보장되지만, 기자간담회에서는 이런 권한이 없는 만큼 조 후보자와 여당의 '보여주기식 쇼'에 그쳤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게 됐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