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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회

[기자수첩] ‘복지사각지대 완전 해소하겠다!"던 ‘박원순 서울시’…‘탈북 모자’는 왜 죽었나

2014년 '송파 세 모녀 자살' 이후 우리 사회 안전망의 한계 드러낸 비극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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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탈북민 한씨 모자가 지난달 31일 서울시 관악구 봉천동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시신 부패 상태, 가스 사용량 등으로 미뤄 한씨 모자가 약 두 달 전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 현장감식 때 자살 혹은 타살 의혹은 발견되지 않았다. 집안에 식료품이 거의 남아있지 않아 아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이들의 사인을 밝히는 부검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자유와 풍요를 위해 목숨을 걸고 탈북한 이들이 남한에서 굶어 죽었다는 결론이 나올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한씨 모자를 사망케 한 것은 결국 ‘복지 사각지대’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긴급 지원이 절실한 이들이 이런저런 복지 혜택 수급 기준에 해당하지 않아 자력으로 발버둥치다가 결국 삶을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한씨 모자 사망 사고 이전,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이른바 ‘송파 세 모녀 자살(2014년)’이다. 이는 우리의 사회안전망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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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서울시

‘송파 세 모녀 자살’ 이후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관련 법안 개정 요구가 커졌다. 그 결과, 같은 해 12월 ‘송파 세 모녀 법’으로 불리는 ‘국민기초생활 보장법’ ‘긴급복지 지원법’의 개정안과 ‘사회보장급여의 이용 · 제공 및 수급권 발굴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국회를 통과돼 이듬해 7월부터 시행됐다.
 
지방자치단체도 나섰다. ‘박원순 서울시’는 2015년 7월 22일, “서울시, 찾아가는 복지로 복지사각지대 완전해소”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다. 제목에 따르면 최소한 서울시내에서는 ‘복지사각지대’가 사라진 것처럼 보인다. 이 밖에도 서울시는 ‘송파 세 모녀 사건’ 이후 복지사각지대를 없애겠다면서 각종 대책을 내놨다. 서울시 홈페이지 ‘보도자료’란에서 ‘복지 사각’이라고 입력했을 때 검색되는 보도자료들의 목록은 다음과 같다. 
 
-서울시, 전기검침원 829명과 복지사각지대 위기가정 발굴(2015. 2.16)
 
-서울시, 동 주민센터 7월 1일부터 복지사각지대 찾아 갑니다(2015. 4.21)
 
-서울형 기초보장제 선정 기준 완화로 복지사각지대 해소(2015. 10.12)
 
-포용적 서울형 복지로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2만7000가구 도왔다(2017. 1.23)
 
-올해 '찾동' 전 동의 80%...찾동이가 복지사각지대 누빈다(2017. 2. 22)
 
-2018년 서울형 기초보장 기준 완화로 복지사각지대 적극 발굴(2018. 2. 28)
 
-서울시, 복지사각지대 위기 가구 '희망온돌긴급기금'으로 돕는다(2018. 5.30)
 
-서울시, 총 16만여 가구 도운 '희망온돌긴급기금' 올해도 복지사각지대 메운다(2019. 4. 22)〉
 
그런데 왜 한씨 모자는 사망했을까. 사망한 지 두 달 만에 발견됐을까. 물론 공공기관이 개인의 삶을 전부 책임진다는 건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긴 하다. 비록 문재인 정권이 "내 삶을 책임지는~"이란 식으로 선전하고 있지만,  이는 사실상 공수표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완전 해소” “적극 발굴” “복지사각지대 누벼”라고 그간 서울시가 언론 매체에 홍보해 왔던 점을 감안하면, 한씨 모자의 죽음은 뜻밖이다.
 
지난 7월 7일, 박원순 시장은 자신의 3선 임기가 1년 지났다며 서울시 출입기자들을 가회동 관사로 불러 저녁을 먹는 자리에서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이른바 ‘찾동’을 실시해 송파 세 모녀 사건과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했다”고 자평한 바 있다. 이 같은 박 시장의 평가 앞에서 서울시민이었던 한씨 모자의 사망은 더 의외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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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서울시

“소관 업무가 아니라서~” “기준에 안 맞아서~” "지원 요청이 없어서~"라는 식의 해명은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이 직면한 ‘위기’ 앞에서는 무의미하다. 소관 업무가 아니라도 공무원은 국민 또는 시민을 위해 해당 요청을 소관 기관이나 부서로 즉각 이송해 원만하게 일이 처리되도록 해야 할 의무가 있다. 지원 기준에 부합했다면, 이미 한씨 모자는 사회안전망 안에서 생활하며 비극적인 죽음을 맞지 않았을 것이다.
 
'박원순 서울시'가 '송파 세 모녀 사건' 이후 공공기관의 데이터로 드러나지 않는 '위기 가구'를 발굴해 지원해 '복지사각지대'를 완전히 해소하겠다고 선언했던 걸 고려하면, '지원 요청 여부'도 설득력 있는 해명이 되긴 어렵다. 그렇다면, 박원순 시장과 서울시는 소위 '봉천동 탈북 모자 사망'과 같은 비극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어떤 대책을 내놓을 것인가.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19.08.17

조회 : 40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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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석 ‘시시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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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만식 (2019-08-19)

    박원순이 이애가 하는 일이 다 그렇지 뭐? 누구 하나 책임지는 놈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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