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 18일 현역 북한 작가로 알려진 반디의 시집 '붉은 세월'이 출간됐다. 본래 수록작 '신성천역'을 표제로 정했으나 시집 전체 이미지를 고려해 제목을 바꿨다. 부제는 '칼벼랑 막아서도 나는 간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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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희윤 대표 |
2013년 반디의 원고 반출을 도운 도희윤 피랍탈북인권연대, 도대체TV 대표는 "반디는 4년 전 단편집 '고발'을 통해 북한 주민의 생활 자체가 공포이며 노예의 삶이라는 것을 일깨웠다"며 "이번엔 시(詩)로 세계인을 향해 양심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고 했다.
50편 대부분 3·4조 혹은 7·5조의 짧은 전통 정형시 형식이나, 북한 체제 풍자는 날카롭다. "수령님 수령님 수령님/ 당신은 철쇄 우리는 노예/ 맘대로 얽어매고 묶으십쇼"('붉은 백성의 노래')라거나 "나는 진리 나는 법률 무조건 따르거라/ 내가 물도 불이라면 불인 줄 알아야 해"('우상')라고 꼬집는다.
2019년 '붉은 세월'이 영문판으로 다시 태어났다. 영국 런던의 제드 출판사(Zed Books)의 릭 우비(Rik Ubhi) 홍보국장은 "붉은 세월은 북한 전체주의 사회의 주민들이 고난과 고통 속에서도 희망을 갖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빼어난 작품"이라며 "8월 15일 영문판을 출간했다"고 전했다.
도 대표는 "영문판이 출간된 만큼 세계 각국에 시집이 출판될 텐데 북한의 참담한 인권유린의 실상이 국제사회에 더 크게 대두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도 대표는 "반디 작가의 신분을 보호하기 위해 필체 등이 노출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016년경부터 반디 작가와 연락이 끊겼다"면서 "그의 신변에 이상이 생기지 않았나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