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지난 2일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한 직후 한 일식당에서 점심을 하며 '사케(酒·일본식 청주)'를 마셨다는 인터넷 매체 '더팩트'의 보도가 나왔다. 더팩트는 이 일식집에서 이 대표가 예약한 내역서와 주문서를 첨부했다.
자유한국당은 "연일 반일·항일 외치더니 이율배반적 코미디"라고 했고 바른미래당은 "집권당 대표의 분별력이 휘청휘청한다"고 했다. 민주당 측은 이 대표가 마신 사케는 "국내산 청주"라며 "일본식 음식점을 운영하는 우리 국민은 다 망하란 말이냐"라며 맞받았다.
여야 모두 공격과 방어를 하면서 헛다리를 짚는 모습인데, 가장 중요한 것은 여당의 대표가 엄중한 시기에 낮술을 마셨다는 것이다.
그게 일본 술이던 국내산 청주든 상관없다. 둘다 술이란 사실은 변함이 없다.
예산 심사를 책임지는 예결위원장인 자유한국당 김재원 의원은 지난 1일 저녁 자리에서 술을 마셔 논란이 일었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11시10분쯤 국회 본관에 있는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실에서 회의를 한 뒤 얼굴이 벌게진 모습으로 나왔다. 김 위원장은 추경안 협의 진행 상황을 묻는 기자들에게 답변하는 도중에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TV 촬영 카메라를 피하는 듯 한 행동도 했다.
한국당은 3일 "당에서 확인한 결과 김 위원장은 일과 시간 후 더 이상의 (국회 예결위) 회의는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지인과 저녁식사 중 음주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황 대표는 예산심사 기간 중에 음주한 사실은 부적절한 것으로 (판단해) 엄중 주의조치 했다"고 했다.
취재를 위해 여러 분야 인사들을 접촉하면 대다수가 이민 이야기를 꺼낸다. 위기의 대한민국에서 더 이상 살 수 없다는 하소연이다. 여‧야 의원들은 이들의 고통에 제정신으로는 도저히 지낼 수 없어 민감한 시기임에도 술을 마시는 것일까. 대한민국의 현주소가 이렇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