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경영진) 절박한 회사 상황 제대로 인식하는지 의심스럽다!” : 월간조선

MBC 제3노조가 최승호 사장 등 MBC 경영진이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에 보고한 ‘비상경영 방안’에 대해 “절박한 회사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조차 의심스러운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제3노조는 28일 내놓은 성명에서 “최승호 사장은 부국장 자리를 폐지하고 파견직 직원들을 줄이겠다면서도, 임원들이 받는 혜택에 대해서는 언급도 하지 않았다”면서 “매월 거액의 업무추진비 외에 추가로 받아가는 수백만 원씩의 현금은 현재 경영 상태에 대한 책임감을 조금이라도 느낀다면 임원들이 스스로 반납해야 하는 것 아닌가”고 반문했다.

제3노조는 “MBC노조가 요구했듯이 그 현금으로 무엇을 했는지 사용 내역이라도 밝혀야 옳다”며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임원들이 월급 외에 용처 불명의 특활비를 파견직 직원의 인건비만큼 받아 챙기면서, 경영 개선하겠다며 파견직 일자리를 줄인다면 누가 이를 수긍하겠는가. 위기 상황의 경영진이라면 업무능력과 함께 자기 이익을 희생하는 리더십도 갖추어야 한다. 전쟁터에서 장수가 “나만 빼고 돌격”을 외친다면 어떻게 그 군대가 승리할 수 있겠는가.>

제3노조는 “최승호 사장의 ‘비상경영 방안’에는 MBC 프로그램 곳곳에서 고액의 출연료를 받아가는 외부 인사들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시청률과 광고 판매율이 한 자리 수 초반 대를 헤매는 프로그램들에 외부 인사가 나와 가뜩이나 굽은 MBC 허리를 휘게 만들고 있다”며 “경쟁력 없는 외부 인사들 대신 월급 주는 회사 아나운서나 기자들을 출연시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사교양 프로그램의 기획비를 줄이겠다’는 최 사장의 방침에 대해서도 “불필요한 지출을 막으려면 용도를 명확히 밝혀 사전허가를 받도록 하거나, 프로그램 제작비 내역을 공개해 회사 내 타(他) 부문의 검증과 동의를 받도록 하는 과감한 혁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제3노조는 “MBC 재산은 MBC 직원들의 것이 아니다”라며 “수십 년간 방송 독과점 시대에 국민들이 채널 두세 개를 돌려보며 겪은 불편과 인내로 인해 형성된 국민의 재산”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처럼 MBC가 천문학적 적자를 누적하면 국민이 나서 맡겨둔 재산을 돌려 달라 할 것이다. 그날이 다가오는 것 같아 두렵다”고 우려했다.

앞서 지난 7월 25~26일 양일에 걸쳐 MBC 대주주인 방문진 이사회가 서울 마포구 상암동 파크엠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서 최승호 MBC 사장은 1200억원대에 달하는 MBC의 누적 적자 해소와 관련해 “하반기에 비상경영을 추진하고, 모든 부문에서 비용 절감을 추진함은 물론 인건비 부담을 줄이고 장기적인 계획을 추진할 것”이란 입장을 이사회에 보고했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