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이사장 김상균) 이사회가 2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파크엠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서 최승호 MBC 사장은 1200억원대에 달하는 MBC 적자(赤字) 요인 중 하나로 전(前) 정부의 차별적인 지상파 규제를 들었다.
최승호 사장이 이날 이사회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상반기 종편 4사의 광고 매출은 A사의 경우 29.8%가 증가하고, B사는 12%, C사는 6.2%가 각각 증가했다. 종편 D사는 18.4% 줄었다. 같은 시기 지상파 광고는 전년 대비 약 19%(1295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 사장은 “이러한 차이는 지상파의 경우, 중간 광고가 불가능하고 종교방송 등의 광고까지 상응해줘야 하는 이중 삼중의 부담을 주도록 한 차별적인 규제가 만들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러한 차별적 규제는 과거 정부에서 지상파 방송을 인위적으로 약화시키고 종편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비상식적인 규제”라고 비판했다.
그는 “차별 규제가 시작된 지난 10년 가까운 시간은 ‘지상파의 추락’과 ‘종편의 상승기’라고 간단하게 정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상파 구성원들이 언론자유의 억압에 맞서 파업을 할 때, 종편은 정부가 깔아준 탄탄대로 위에서 몸집을 불려왔다”며 “새 정부가 차별 규제를 해소하겠다는 방침을 여러 번 밝혔음에도 규제는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최 사장은 또 “제작비용의 상승은 상황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드라마의 경우, 제작비용 상승과 함께 제작 환경을 개선하는 데에도 많은 비용이 들었다는 게 최 사장의 설명이다. ‘주 52시간제’도 전반적인 비용 증가 부담을 주고 있다고 했다.
최승호 사장은 “이런 요인들이 작용해 올해도 MBC는 수지 측면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저와 경영진은 하반기에 비상경영을 추진하겠다”고 천명했다. 이어 “모든 부문에서 비용 절감을 추진함은 물론 인건비 부담을 줄이고 장기적인 계획을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최승호 사장 이사회 보고 내용 요지
MBC 경영진이 취임한 지 1년 8개월이 지났다. MBC 구성원들의 노력이 많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각종 지표에서 MBC의 신뢰도와 공정성이 올라가고 있다. 뉴스는 '와이드화(
MBC <뉴스데스크> 편성 시간을 30분 앞당기고 방송 시간을 30분 늘림)'를 본격 시행한 뒤 시청률이 상승했고, 많은 실적을 달성하고 있다. 'PD수첩'과 '스트레이트' 등 탐사보도 프로그램들의 영향력도 점점 커지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의 경우, ‘구해줘 홈즈’ ‘마리텔 시즌2’ 등 여러 새 프로그램이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드라마도 어려운 시기를 지나 좋은 작품들로 시청률 1위 및 화제성을 만들어 냈다. MBC는 올해 6월 드라마 시간대를 오후 9시로 옮기는 결단을 내렸다. 이로 인해 시청률이 상승했을뿐 아니라, 시청자들의 선택권을 확대했다는 좋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예능의 경우 김태호 PD가 제작한 ‘놀면 뭐하니’를 비롯해 8월 중순에 시작할 ‘같이 펀딩’이라는 프로그램도 준비해왔다. 이 프로그램들은 올 하반기 MBC 경쟁력을 더욱 높여줄 것이다.
문제는 프로그램 경쟁력 회복이 수익 회복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점이다. 2019년 상반기 지상파 광고는 전년 대비 1295억원인 약 19% 감소했다. 급변하는 매체 환경에서 방송 시장의 광고가 디지털 쪽으로 빠져나가는 상황에 더해 지상파 광고 시장은 차별적인 규제를 받고 있다.
지상파 광고 매출은 2017년 1115억원 줄어든 반면, 종편 4사의 광고 매출은 오히려 478억원 증가했다. 2019년 상반기 지상파 방송사 광고 매출은 19% 줄어든 반면, 종편 4사의 감소세는 1.8%대에 그쳤다. 종편 A사는 29.8%가 늘었고, 종편 B사는 12%, 종편 C사는 6.2%가 각각 증가했다. 반면 종편 D사는 18.4% 줄었다.
이러한 차이는 지상파의 경우 중간 광고가 불가능하고, 종교방송 등의 광고까지 상응해줘야 하는 이중 삼중의 부담을 주도록 한 차별적인 규제가 만들어낸 것이다. 이러한 차별적 규제는 과거 정부에서 지상파 방송을 인위적으로 약화시키고 종편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비상식적인 규제다.
차별 규제가 시작된 지난 10년 가까운 시간은 '지상파의 추락'과 '종편의 상승기'라고 간단하게 정리할 수 있다. 지상파 구성원들이 언론자유의 억압에 맞서 파업을 할 때, 종편은 정부가 깔아준 탄탄대로 위에서 몸집을 불려왔다. 새 정부가 차별 규제를 해소하겠다는 방침을 여러 번 밝혔는데도 규제는 계속되고 있다. 이런 구시대적 차별 규제 해소는 지상파 방송이 다시 살아나 시청자들에게 좋은 방송을 선사하도록 만들 최소한의 조건이다.
이런 상황에서 제작 비용의 상승은 설상가상으로 상황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드라마의 경우 제작 비용이 많이 올랐다. 드라마 제작 환경을 개선하는 데에도 많은 비용이 들었다. 52시간 제도도 전반적인 비용 증가 부담을 주고 있다.
이런 요인들이 작용해 올해도 MBC는 수지 측면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저와 경영진은 하반기에 비상경영을 추진하겠다. 모든 부문에서 비용 절감을 추진함은 물론 인건비 부담을 줄이고 장기적인 계획을 추진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