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합의의 원칙과 도리를 저버린 더불어민주당 : 월간조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여야 원내 교섭단체 3당이 지난 6월 28일 국회 정상화 합의문에 서명하면서 심상정 의원이 정치개혁특별위 위원장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그러나 민주당은 위원장인 심상정 의원에게 어떤 양해나 통보도 없었다.

3당은 합의문에서 정개특위 위원장과 사개특위 위원장을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나누기로 했고, 현재 두 위원장이 정의당과 민주당인 만큼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맡았던 정개특위는 한국당에 돌아가게 된다. 심 의원은 "민주당이 나경원을 살리고 심상정을 버렸다"고 맹비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여기 붙었다 저기 붙었다' 한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은 지난 4월 말 자유한국당을 제외하고 민주평화당, 정의당과 함께 여야4당의 합의로 선거법 개혁안과 사법개혁안의 패스트트랙에 합의하면서 '동물국회' 사태를 초래했다. 정당이 이랬다 저랬다 하는 일이 드문 것은 아니지만, 집권여당이 두달여만에 자신들이 고립시켰던 한국당과 다시 합의하면서 정의당과의 신뢰는 저버린 것이다.

심상정 의원은 지난 주말 당 대표 선거운동을 하면서 “민주당은 위원장 교체 합의 이전에 선거제 개혁을 어떻게 완수할 것인지 사전 협의를 먼저 했어야 한다”고 민주당을 거세게 공격했다.

이에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사전에 (정의당에) 어느 정도 양해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는 어정쩡한 입장을 내놓았다. 이 원내대표는 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정개특위 위원장 교체 사실을 정의당에 사전에 알렸느냐"는 질문에 “특위위원장이 필요하다는 우리 민주당의 정세 인식, 이 부분이 어느 정도 저는 (정의당에) 양해가 있었다고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양해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얼버무렸을 뿐 '양해를 구했다'는 말은 없었다.

동물국회 사태 당시 심상정 의원은 여야 4당이 합의한 선거제개혁안 패스트트랙을 사수하기 위해 몸싸움과 고성을 마다하지 않고 투쟁했다. 그러나 심 의원의 투쟁은 민주당의 또다른 합의 앞에서 의미없는 외침이 되고 말았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