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의 한 초대형 교회가 불법으로 공간을 점용해 재판이 진행되는 가운데 해당 구청장이 "점용허가를 계속해 드리겠다"고 발언해 비난이 커지고 있다.
지난 27일 한 매체에 따르면 조은희 서울 서초구청장(사진)이 공간 불법 점용 논란으로 재판 중인 '사랑의교회' 예배당 지하 공간을 두고 최근 행사장에서 "점용허가를 계속해 드리겠다"는 발언을 했다.
지난 1일 열린 사랑의교회 헌당식에서 축사에 나선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이제 서초구청이 할 일은 영원히 이 성전이 예수님의 사랑을 열방(세상의 모든 나라라는 의미)에 널리 널리 퍼지게 하도록 점용허가를 계속해드리는 것"이라며 문제의 예배당 지하 공간을 계속해서 쓸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 교회는 신자 수 9만명이 넘는 초대형 교회로, 원래 강남역 인근에 있었지만 신자가 늘어나며 대법원 사거리 서초역 인근으로 이전했다. 그러나 교회 공간이 공공용지인 참나리길 도로 아래 지하공간을 점유해 인근 지역주민들 사이에서 문제가 됐다.
서초구는 2010년 사랑의교회에 도로 점용 허가를 내줬고, 특혜 논란이 일었다. 이에 일부 주민들이 서초구청장을 상대로 소송을 내 2심에서 허가 취소 판결이 난 상태다. 대법원 판결을 앞둔 가운데 구청장이 오해의 소지가 있는 발언을 한 것이다.
이 행사에는 박원순 서울시장, 서초구 지역구 국회의원인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과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도 참석했지만 이들은 교회 공간점용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았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야당 한 관계자는 "조 구청장이 노골적으로 불법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서 난처했다"고 전했다.
서초구측은 "초청받아 간 구청장이 덕담을 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