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자가 쓴 김정은 평전 ‘위대한 후계자(The Great Successor·한국판 ‘김정은 평전 마지막 계승자’:사진)’의 내용이 공개됐다. 필자가 몸담고있는 매체인 워싱턴포스트는 이 책의 내용을 일부 공개했다.
워싱턴포스트(WP) 베이징 지국장인 애나 파이필드가 쓴 이 책은 김정은에 대한 개인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애나 파이필드는 북한 사정에 정통한 기자로 꼽히고 있다. 2004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의 서울 특파원 시절부터 북한을 취재했으며 10여 차례 북한을 방문했다. 그는 '김정일의 요리사'로 알려진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와 김정은의 친척 등을 인터뷰해 김정은에 대한 알려지지 않은 내용을 책에서 소개하고 있다. 책은 11일 공식 판매에 들어간다.
WP는 이 책을 통해 권력자가 된 김정은의 성향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책에 따르면, 김정은은 어렸을 때인 1980년대부터 '슈퍼마리오' 비디오 게임과 레고, 플레이모빌, 핀볼 머신 등 온갖 종류의 장난감을 갖고 놀았다. 컴퓨터, 텔레비전, 그랜드 피아노 등 당시 유럽에서도 고가였던 물품들도 방에 가득했다.
특히 어린 시절 권총과 차(車)를 보유했다는 내용도 눈에 띈다.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은 7세 아들(김정은)이 직접 운전할 수 있게 차량을 개조했고, 김정은이 11세 땐 콜트 45구경 권총을 선물했다. 김정은은 이 총을 허리에 차고 다녔다고 한다.
김정은은 8~9세 때 기계류와 비행기 모델 등을 다루는 것을 거의 광적으로 좋아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전문가들을 불러 몇 시간이고 질문을 하며 몰두했다. 파이필드는 "이는 김정은이 어떤 사물이나 생각에 빠지면 매우 집중하는 성격임을 보여준다"며 그가 오늘날 핵무기 미사일 개발에 주력하는 것과 연관성이 있을지 모른다고 했다.
김정은은 김정일이 만들어준 가짜 여권을 들고 가족과 해외여행도 다녔다. 7세 때인 1991년에는 어머니 고용희, 형 김정철과 함께 가짜 브라질 여권으로 일본 도쿄를 방문해 디즈니랜드 등을 구경했다.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에 고용희는 놀이기구를 북한으로 들여오기 위해 가격을 물어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이 농구를 좋아했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다. 책에 따르면 그는 농구 경기를 보며 선수들의 장단점을 강박적으로 분석하는 등 지휘에 나섰다.
김정은이 농구를 좋아했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다. 책에 따르면 그는 농구 경기를 보며 선수들의 장단점을 강박적으로 분석하는 등 지휘에 나섰다.
동기간인 김정남, 김여정과의 관계도 나타나 있다. 김정은은 김정철과 마찬가지로 가정교사를 통해 공부했기 때문에 친구가 없었다. 이복형인 김정남과는 함께 놀지도 않았다. 그의 여동생 김여정은 너무 어려서 함께 놀 수 있는 친구가 되지 못했다고 한다.
글=월간조선 뉴스룸
